새해 남북한 정부가 각각 대화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들의 움직임도 분주합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 특사가 한국과 중국, 일본 순방에 나선 데 이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이 이번 주 각각 워싱턴을 방문합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대화와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이 여전히 대화 재개에 신중하며, 대화를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에이브러햄 덴마크 연구원은 미국 정부 내에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여전히 회의적인 견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화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는 것은 중요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북한이 과거 합의한 내용을 잘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대화 재개에 회의적인 견해가 있다는 것입니다.
덴마크 연구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남북대화의 필요성과 북한의 심각한 위협을 함께 언급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즈워스 특사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문제 협의 차 아시아 순방에 나섰지만, 미국은 대화 재개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과 북한, 미국과 한국이 정상회담 전에 진전을 원할 수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6자회담이 매우 긴 과정이며 단기적인 외교 행사와 연결 지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덴마크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은 6자회담 상황과는 무관하게 열리는 것이며, 북 핵 문제는 6자회담의 진전 여부와 관계 없이 핵심 의제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덴마크 연구원은 앞으로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6자회담을 통한 북한과의 대화를 편안하게 받아들인다면 미국도 동참할 것이라며, 하지만 비핵화와 관련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지 여부는 북한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도 미국과 한국 정부에서 북한과의 대화와 관련해 입장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과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연설이 많은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 언론의 시각만큼 뚜렷한 변화는 감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6자회담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언급한 것은, 대화와 압박이라는 기존의 접근 방식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것입니다.
클링턴 연구원은 북한과의 대화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입장에도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며, 보즈워스 특사의 아시아 순방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더 많은 협력을 이끌어내고, 동시에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과의 대화 전망에 대해, 클링너 연구원은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 때 올해 어떤 형태로든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열릴 수 있지만, 비핵화와 관련해 실질적인 진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가 평양을 방문했던 2009년 말에도 미국의 입장 변화나 6자회담 진전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남북한이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미국의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동북아 지역을 방문하면서, 앞으로 남북대화와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