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세계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는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194개국 중 25개국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전세계 민주주의가 5년째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프리덤 하우스가 어떤 방법으로 각국의 민주주의 정도를 조사했는지 좀 설명해주시죠.
답)네, 프리덤 하우스는 지난 1972년부터 매년 전세계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에게 각국의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자유’ 에 점수를 매기도록 하는 방식으로 민주주의 상황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문) 좀더 구체적으로 평가 방법을 설명해주시죠.
답) 앞서 각국의 정치적 권리를 평가한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정치적 권리는 다시 선거, 정치적 다원주의, 참여, 그리고 정부의 작동 등 세부 항목으로 나눠집니다. 그런 다음 전문가들이 각 항목에 점수를 매기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나라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선거를 실시해 대통령을 뽑았으면 선거 항목의 점수가 올라가는 겁니다.
문)시민적 자유도 마찬가지입니까?
답)비슷합니다. 시민적 자유는 신념과 표현의 자유, 그러니까 그 나라의 국민들이 얼마나 자유롭게 할 말을 하고 사는지를 측정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한 나라의 언론이 살아있고, 또 국민들이 자신의 입장을 자유롭게 밝히고, 정치 지도자를 비판할 수 있으면 높은 점수를 받는 것입니다.
문)그럼, 전세계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제대로 누리는 나라는 몇 개국이나 될까요?
답)이번에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194개국 가운데 자유, 민주주의 국가는 87개국으로 45퍼센트이며, 부분적인 자유국가는 60개국으로 31 퍼센트, 그리고 자유가 아주 없는 독재국가는 47개국으로 24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그런데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얘기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답)네, 프리덤 하우스는 매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11개 나라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신장된 반면 25개 나라에서는 하락했습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겁니다. 프리덤 하우스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FREEDOM1/16ACT1>AUTOCRATS ARE WILLING TO…
“프리덤 하우스의 아치 푸딩턴 국장은 언론을 장악하는 권위적인 나라들은 선거를 겁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대개 독재국가나 권위적인 국가들은 선거를 싫어하거나 겁내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나온 얘기는 좀 다른 얘기 같군요?
답)그렇습니다. 대개 선거는 자유민주주의의 대표적인 제도인데요. 문제는 독재국가들도 자신들이 ‘민주주의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보여주기 위한’ 선거를 실시한다는 것입니다.
문)한 마디로 선거가 민주주의의 진전이 아니라 독재자의 정치적 장식물로 전락했다는 얘기인데요. 앞서 자유민주주의가 후퇴한 것으로 지적된 나라들은 어떤 나라들인가요?
답) 이집트,이란 아프가니스탄, 코트디브아르, 아이티, 태국 등입니다. 또 중국의 경우에는 당국이 민주화 인사인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을 차단하는 등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문)전반적으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가 미흡하다는 것인데, 혹시 민주화 진전을 위한 처방도 나왔나요?
답)네, 전문가들은 독재국가의 경우에는 국제적 압박이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지적합니다. 왜냐하면 독재정권들은 이미 국내 언론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민주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FREEDOM1/16ACT2>WHAT PENALTY IS IMPOSED..
“미국 외교협회의 엘리엇 아브람스 연구원은 한 나라의 독재자가 언론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을 경우에는 세계 각국이 이에 압박을 가하는 등 단호히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끝으로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과 북한이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좀 소개해 주시죠.
답)한국은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권리 분야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미국 등 선진국과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이 잘 보장된 나라로 평가됐습니다. 반면 북한은 노동당 일당 독재에 시달리는 최악의 국가로 평가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