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올해로 65주년을 맞았습니다. 올해 열린 추도식에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을 패배시킨 연합국 일부 대표들 뿐아니라 유엔 사무총장이 처음으로 참석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일본 현지시간으로 6일 오전 8시 15분, 히로시마에 위치한 평화공원에서는 1분 간의 묵념이 시작됐습니다.
65년 전인 1945년 8월 6일, 일본의 산업도시 히로시마에는 우라늄을 연료로 한 원자폭탄이 투하됐습니다. 폭발음이 들리고 거대한 불바람이 불고, 그리고는 검은 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원폭 투하 당일과 이후 수 개월 사이에 방사선과 그로 인한 부상 등으로 12만 여명이 사망했습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추모 행사 참석을 거부해 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존 루스 일본주재 대사가 참석했습니다.
루스 대사는 추모 행사에서 연설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일 미국대사관은 성명을 발표하고 루스 대사가 전쟁의 모든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루스 대사가 전쟁 후 미-일 동맹을 강조하며, 후세들을 위해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NHK 방송은 일부 원폭 생존자들이 미국의 태도 변화를 너무 늦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일부는 미국의 제스처를 고맙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핵 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 대사들도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했습니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참석해 핵무기 폐기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생존자들에게 약속했습니다.
반 총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 날은 하늘의 화상을 입힌 백색광처럼 생생하고, 그 뒤에 내린 검은 비처럼 어두운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 총장은 그러면서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세상은 핵의 그림자 아래 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 총장은 다음 달 뉴욕에서 열리는 비핵화 관련 회의를 주재할 예정입니다.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원폭 생존자들은 히로시마와 사흘 뒤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으로 인한 공포와 비극을 되풀이 하지 말도록 인류에 상기시키는 비핵화의 대사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간 총리는 일본은 전쟁 중 원폭 피해를 입은 유일한 나라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파괴되자 미국은 일본 침공 계획을 폐기했고, 8월 15일 일본은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했습니다.
히로시마 주민들은 만일 미국이 일본을 침공했다면 원자폭탄 투하보다 더 많은 일본인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일본 지도자들이 패배가 확실한 것으로 깨닫고 항복을 준비하던 시점에서 일본에 원자폭탄 공격을 가한 것은 비도덕적이며, 불필요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