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 주민들은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19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주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습니다.
한 북한 주민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내년도 강성대국을 앞둔 상황에서 갑작스런 지도자의 사망으로 주민들이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주민들과 간부들은 서로 말을 아끼며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현재까지 별다른 동요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당시보단 덜하지만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눈물을 흘리면서 애도하는 주민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과 장의위원회 구성 등을 반복적으로 내보내며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과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현재 전군에 특별경계근무 2호를 발령하고, 국경지역에 대한 경계태세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김 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대량 탈북 사태 등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북한 군 사정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하기 전날인 18일 새벽 국경지역에 대한 특별경비 지시가 내려왔다며 그러나 군인들은 김 위원장이 사망한 사실을 공식 발표가 나온 후에야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권력과 민심 우려를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은 언론매체들을 동원해 김정은을 후계자로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간부들 사이에선 지금이 위기라는 생각을 갖고 내부결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나오고 있다”며 일부에선 혼란을 틈타 남한이 도발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또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한 19일, 행정기관별로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장마당을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애도 기간 동안 장마당을 비롯한 일체의 활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북한에 체류 중인 중국인 여행객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지침을 내리는가 하면, 해외에 있던 북한 주재원들에 대한 귀국 조치도 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접한 한국 내 탈북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김 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북한 주민들의 삶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 간부 출신 탈북자의 말입니다.
“외국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아버지와 달리 성인이 돼 북한에 들어갔기 때문에 개혁개방 같은 주민들을 위한 그런 모습들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어요.”
일부에선 내부 권력투쟁 가능성을 제기하며 북한 내부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위 탈북자들은 대외적 요소보다는 내부의 권력투쟁이 김정은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장성택 노동당 부장 등 김정은 후견세력의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