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가 자신의 북한 내 활동을 담은 영상 시청을 막았다고, 북한 여성이 이를 직접 밝혔습니다. 올해 초 북한 채널이 폐쇄되는 등 유튜브의 북한 관련 폐쇄 조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속 여성이 자신을 `평양에 사는 은아’라고 소개합니다.
이 여성은 기존 유튜브 채널 ‘에코 오브 트루스’(Echo of Truth)라는 계정을 통해 북한 내 일상생활을 소개하던 북한 여성과 동일 인물입니다.
동영상에서 이 여성은 최근 유튜브 측이 그동안 자신이 올렸던 영상들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은아 / 에코 오브 트루스 리턴즈] “Hello, this is Un A from Pyongyang. Recently, the 'Echo of Truth', the Youtube channel where my videos were uploaded, was blocked for an unspecified reason.”
22일 올라온 이 영상은 기존 계정이 아닌 '에코 오브 트루스 리턴즈'(Echo of Truth returns), 즉 새로 만든 계정을 통해서 공개됐습니다.
이 여성은 이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유튜브를 운영하는 미국 인터넷 기업 ‘구글’의 정책을 위반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자신은 동영상에서 누구를 비난하거나 거짓 소식을 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은아 / 에코 오브 투르스 리턴즈] “All I know is it was blocked in violation of Google policy, although I don't remember myself blaming anyone or spreading false in my videos.”
실제 이 여성이 영상 시청이 폐쇄됐다고 주장하는 기존 계정 ‘에코 오브 트루스’에 들어가 보면 모든 내용이 초기화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채널은 원래 약 5만 명의 구독자가 있었지만 23일 현재 구독자 수가 약 1천 명으로 줄었습니다.
또 해당 계정에 올라온 영상은 모두 87개로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2주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올라왔습니다. 모두 과거 이미 한 차례 올라왔던 영상들입니다.
대표적인 영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 관련해 북한 내 모든 방역 조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한 내용으로, 이 영상은 원래 올해 초 올라왔지만 시청이 막히자 지난 12일 재등록됐습니다.
[녹취: 은아 / 에코 오프 투르스 재등록 영상 중] “Now that every measure carried out very successfully, and we have become one of the very pure COVID free countries worldwide.”
은아라는 여성은 새로 만든 계정에 올린 영상을 통해 자신이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북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미국 내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의 인터넷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북한의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 내 유튜브 활동은 북한 당국의 새로운 선전활동의 일부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항상 내부의 이상적인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려 시도해 왔고, 이런 시도가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유튜브가 북한 관련 계정에 대해 폐쇄 조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유튜브는 올해 1월 북한의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 계정을 폐쇄했습니다.
이 업체는 당시 폐쇄 이유에 대해 “유튜브는 적용 가능한 모든 제재와 무역 관련 법 규정을 따른다”면서 “계정이 서비스 이용약관 또는 커뮤니티 지침을 위반한 것을 발견했을 때 계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의 유튜브 계정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수 차례 폐쇄됐으며 이후 올해 1월 4일부터 비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동영상을 공유했지만, 1월 14일을 기점으로 완전히 중단됐습니다.
그동안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보도 영상 등을 공유한 ‘붉은별 TV’는 2019년 두 차례, 그리고 올해 1월과 6월 두 차례 폐쇄됐지만 지난 14일 다시 개설해 보도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밖에 현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 유튜브 채널은 'NEW DPRK'입니다.
지난해 10월 개설된 이 채널은 어린 소녀의 가정생활을 비롯해 교과서를 만드는 과정, 북한인들의 패션 등 약 50개 영상을 통해 다양한 북한의 일상을 전하고 있습니다.
VOA는 유튜브 측에 이번 조치의 이유와 시청이 막혔던 기존 영상들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한 데 대한 입장에 대해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