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자연재해로 인해 더 악화됐다고,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적했습니다. 최근 발생한 북한 군인에 의한 한국 민간인 피격 사건에 대해선 국제 인권법을 위반한 자의적 살해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다양한 인권 유린을 규탄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3일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 북한 인권 보고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인권 유린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특별보고관] “The prisoners in the DPR Korea are particularly vulnerable, since malnutrition in prisons is common and health services barely exist. I once again call for the release of political prisoners and those who are particularly vulnerable to COVID-19, including the sick and older persons.”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수용소 내 영양실조가 만연하고 있으며 보건 서비스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수감자들이 특히 취약하다며, 정치범들과 병든 사람들, 노약자 등 코로나에 취약한 사람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지난 1월부터 이어진 국경 봉쇄와 지난 여름의 태풍과 홍수 등으로 북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으며 이 때문에 북한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특별보고관] “What is equally worrying is that this strict COVID-19 measures have impacted the humanitarian response in the country...”
국경 봉쇄 등으로 인해 북한 상주 유엔 직원들이 20% 이하로 줄었으며 일부 인도주의 지원 기관들은 아예 폐쇄됐다는 겁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최근 북한 영해에서 벌어진 한국 민간인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특별보고관] “Such an incident seems to entail the arbitrary killing of a civilian in violation of international human rights.”
이번 사건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로 인한 엄격한 봉쇄 조치를 취한 가운데 벌어진 사건이었으며, 국제 인권법을 위반한 자의적 살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이외에도 강제 노동, 강제 실종, 국제 납치 등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른 인권 침해 상황을 열거하며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거론하며 제재가 북한의 경제뿐 아니라 인도주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며, 제재를 부분적으로 해제할 필요가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은 다양한 북한의 인권 유린을 규탄했습니다.
[녹취: 미국 대표부] “We join your call for the immediate release of all those arbitrarily detained, including those imprisoned for their beliefs and an end to severe restrictions on fundamental freedoms.”
미국은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수감된 수감자를 포함한 자의적 구금 피해자들을 즉각 석방할 것과 근본적인 자유에 대한 억압을 중단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어 북한 정권에 정보와 통신에 대한 억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 정부가 국제 납치와 강제 실종에 연루돼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녹취: 미국 대표부] “We also urge the regime to end its repression of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into and within the country. The United States condemns the DPRK government's involvement international abductions and forced disappearances.”
미국은 또 중국으로의 밀입국과 인신 매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강제 노동과 아동 노동, 위험한 작업 환경 등 북한의 노동권의 남용 문제,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과 정권의 미흡한 관리로 인한 영양결핍, 만연한 부정부패 등에 대해서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 군인의 총격에 의한 피살된 한국 민간인에 대해 남북이 합동 수사에 나설 것을 요구했습니다.
[녹취: 한국 대표부] "My government hopes that the DPRK will respond to our request for a thorough joint investigation into the incident."
유럽연합과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특히 북한이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외부의 지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EU 대표부] “We agree on the need to ensure the people's basic need for food, water sanitation and to housing and to assess the impact of the COVID-19 preventative measures on human rights. Any emergency responses and restrictions due to COVID-19must be strict in line with international law.”
유럽연합은 식량, 수질 위생, 주거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보장하고 코로나 예방 조치가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필요성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은 특히 북한의 코로나 관련 긴급 대응과 제한이 국제법을 엄격하게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