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의 국영방송인 ‘타이완의 소리 RTI(타이완국제방송)’가 15년 만에 한국어 방송을 다음달에 재개합니다. 남북한과 일본, 중국 동북 지역 한인들을 대상으로 타이완을 알리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게 핵심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타이완의 소리 RTI’ 방송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어 단파 라디오 방송을 12월 13일부터 재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3개 단파채널을 통해 각각 30분씩 매일 90분간 한반도와 일본, 중국 동북 지역에 방송을 송출할 예정이며, 한국과 일본은 매일 2회 60분, 북한과 중국 동북 지역은 1회로 나눠 방송한다는 겁니다.
국영방송인 ‘타이완의 소리 RTI’는 전신인 ‘자유중국의 소리’ 시절인 1961년에 한국어 방송을 처음 시작한 뒤 한국과 단교 2년 뒤인 1994년에 폐지됐다가 1999년 재개됐지만, 2005년에 예산 문제 등으로 중단했었습니다.
이 방송 한국어 담당 백조미 팀장은 25일 ‘VOA’에 최근 타이완과 한국 젊은이들의 활발한 교류 움직임을 계기로 타이완을 바로 알리기 위해 경영진이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백조미 팀장] “더욱 더 우리(타이완)를 많이 알리고, 한국 등 한반도에서는 일반적으로 타이완에 대한 소식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한반도에 계신 분들이 타이완에 관해 좀 더 정확한 소식을 알 수 있도록 경영진이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백 팀장은 특히 폐쇄된 북한에 방송을 송출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타이완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도 핵심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백조미 팀장] “특히 인권, 민주주의, 자유를 굉장히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세계적인 인류보편적 가치잖아요. 그래서 이 가치를 좀 더 부각시키고. (타이완) 정부에서 추진하는 가치도 그렇고 우리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북쪽에 계신 분들에게는 이런 가치를 자주 들으면 해외에서 일어난 일이라든지 아니면 아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어느 정도 이해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타이완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종교자유, 여성 권리 등 다양한 주제로 국제회의를 개최했습니다.
특히 차이잉원 총통은 여러 행사를 통해 공개적으로 중국을 `독재정권’으로 규정하며, 홍콩에 대한 중국의 민주주의 탄압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자유민주주의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백 팀장은 ‘타이완의 소리 RTI’가 이미 2018년에 한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해 인터넷 뉴스와 팟캐스트, 동영상 등을 제작해 왔다며, 이번 단파방송 재개로 중국과 차별화된 타이완의 모습이 더 많이 한국어권 사회에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 국내외 뉴스를 비롯해 타이완인들의 문화와 예술, 생활상 등 다양한 소식을 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백 팀장은 또 최근 중국의 시진핑 정부가 한국전쟁을 왜곡 선전하는 것 등 한반도 관련 사안들에 대해 ‘팩트체크’ 등을 통해 정확한 소식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타이완의 소리 RTI’는 이번 한국어 방송 송출을 계기로 외국어 방송은 영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10개, 광둥어(Cantonese)를 포함한 전체 언어 방송은 14개로 늘어난다고 밝혔습니다.
백 팀장은 북한과 중국 동북 지역은 한반도 시각으로 매일 오전 7시부터 30분간 단파 주파수 5955kHz를 통해 청취가 가능하며, 한국과 일본은 9610kHz와 9430kHz를 통해 저녁 7시 30분, 다음날 오전 8시에 재방송을 청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주민들이 청취할 수 있는 외부 한국어 방송은 ‘타이완의 소리 RTI’ 외에 VOA와 ‘RFA’, 영국의 ‘BBC’, 일본의 ‘시오카제’, 한국의 ‘KBS 한민족방송’이 있으며, ‘극동방송’ 등 여러 종교와 민간 단체들도 단파와 중파(AM) 등을 통해 방송을 송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