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미국의 거의 모든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온라인 수업에 대해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중남부 텍사스의 론스타 커뮤니티칼리지에서 물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탈북민 출신 물리학박사 조셉 한 교수.
한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학교가 문을 닫은 후 학생들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되는 강의 외에 48시간 안에 학생들의 이메일에도 답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조셉 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학생들이 힘들어 할 수 있으니까, 가능한 한 48시간 안에 답변을 주라고 강령이 내려왔거든요. 원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나와서 질문 했는데, 지금은 이메일 하니까, 바로바로 체크해야 하는데, 이전에는 칠판에 써야 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거든요..”
물리학 강의인 만큼 칠판에 쓰고 설명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이메일 서면 답변 작성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시로 이메일을 확인해야 한다는 겁니다.
일주일에 두 번, ‘대학물리’와 ‘기초물리’ 과목을 강의하는 한 교수는 하루 6시간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화상미팅 프로그램의 하나인 ‘웹엑스’를 사용해 6시간 연속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수시로 교수에게 질문을 올리는데, 한 교수는 이전보다 학생들의 질문이 늘었다고 말합니다.
부끄러워 말을 잘 못하던 학생들도 문자로 쉽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험은 온라인 프로그램인 ‘락다운’을 사용해 실시간으로 진행합니다.
[녹취: 조셉 한] “시험도 락다운 브라우저로 쓰는데,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다른 창들은 강제로 닫히거든요.”
카메라가 작동되는 온라인 시험 프로그램은 시험 중 학생들이 시험을 위한 창 하나만 열 수 있고 다른 인터넷 창은 열 수 없게 만들어 실력대로 공정하게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미국의 학교는 지난 3월부터 인터넷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컴퓨터를 지급해 모든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 겁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 유행병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학생들은 어떻게 수업을 받고 있을까?
지난 3월 30일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취해진 국가적 조치에 따라 방학이 연장된 속에서 최근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실력평가 프로그램인 ‘최우등생의 벗’(2.0)을 개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우등생의 벗’(2.0)은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 제1중학교 학생들의 자체 학습, 그리고 교원들에게는 학습지도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또 “국어, 역사, 자연지리, 수학, 영어, 물리, 화학, 생물 등의 사회와 자연 과목들이 12년제 교육강령에 맞게 구체적이면서도 심도 있게 작성됐습니다.
`메아리’는 학부모와 교원들 사이에서 이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일부 언론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개학이 연기된 북한이 최근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고 전했습니다.
`KBS’는 ‘북한의 온라인 수업’이라는 제목으로 “실력 평가 프로그램인 ‘최우등생의 벗2.0’을 통해 온라인 강의가 이뤄진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평양과학기술대학교의 박찬모 명예총장은 VOA에, 김책공대가 ‘최우등생의 벗’을 처음 개발한 시기는 2017년이며 `메아리’의 보도 내용에는 ‘원격조정’이라는 말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즉 온라인 수업은 아니라는 겁니다.
[녹취:박찬모] “학생들의 자체 학습과 .. 그런데 원격조정이라는 말은 안 나와 있는데요, 필경은 이걸 하다가 시험을 치르고 원격으로 점수를 매길 수는 있겠죠.”
박 명예총장은 이 프로그램이 학생들이 집에서 이용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보인다며,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메길 수는 있지만 미국의 온라인 시험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찬모]“점수가 자기가 한 게 맞나 틀리나, 어떻게 채점을 하느냐 하는 것이 사실 키포인트가 되고, 누가 옆에서 도와줬느냐 안 도와줬느냐를 잡아내야 하거든요.”
실시간 온라인으로 시험이 이뤄지지 않는 한 시험의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박 명예총장은 평양과기대의 경우 지난 4월 20일 봄학기가 시작됐고 미국인 교수뿐 아니라 외국인 교수도 현재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교육이 계획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온라인 영상통화 ‘스카이프’를 통해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고, 이번에도 평양과기대생들이 교내 정해진 강의실에서 '스카이프'를 사용해 외국인 교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 학생들은 정해진 강의실 안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내부 인트라넷이 아닌 전 세계인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평양의 리과대학에 재학했던 조셉 한 교수는 평양에서 살던 자신의 가족도 인터넷이 무엇인지 몰랐다며,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 교수는 인트라넷 이용에 필요한 북한의 컴퓨터 보급률도 알려진 것 보다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며, 20년 전 학생이 5천 명인 고등학교에서 단 2대의 컴퓨터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교육 전문가인 한국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의 전영선 교수는 원격교육에 대한 북한의 기본환경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녹취: 전영선]“지금 같은 경우에도 와이파이 사용 지역이 좀 늘어나가기도 하고 그 다음에 정보가 공공기관으로 유통이 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이것을 원활하게 접속하거나 원활하게 운용하는 것은 조금 제한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국가체계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망 구성에 대한 것들, 그리고 국가의 내부정보를 유통하는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일찍부터 시행했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일반인들의 접근하고 기관 접근은 좀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교수는 일반 북한 주민은 이런 제한적인 환경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외부에서 보는 시각과 내부 자체의 시각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서구사회와 북한 내부 인트라넷 환경에서 가능한 원격 교육은 차이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녹취:전영선] “일단 정보의 양에서 차이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요. 왜냐면 사실 인터넷을 통해서 여러 가지 툴이라든가 정보를 좀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습니까. 기본적으로 강의하는 정보가 있다고 해도 관련 자료들을 자유롭게 접촉하고 정보 유통이 되는 부분들에서의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질적 양적 차이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요. 북한 같은 경우 아무래도 공공망을 택하기 때문에 봐야할 교과서 라든가 참고할 수 있는 정보나 자료들은 북한 내부적인 정보로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전영선 교수는 북한의 컴퓨터 보급률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대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을 우선순위로 컴퓨터가 보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