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세계 33개 NGO, UN·EU에 공동서한 “유엔총회 북한인권 결의안 강화해야”


지난 2014년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자료사진)
지난 2014년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자료사진)

세계 7개국 33개 민간단체들과 여러 국제 저명인사들이 75차 유엔총회에서 채택될 북한인권 결의안의 내용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 서한을 유럽연합과 유엔총회에 보냈습니다. 특히 생명권 존중을 강조하며 최근 북한군이 한국인을 총살해 유해를 소각한 사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비협조 문제를 규탄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75차 유엔총회에 북한인권 결의안이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미국과 한국 등 7개국 33개 민간단체들과 국제 저명인사 4명이 14일 유럽연합(EU)과 유엔총회에 내용 강화를 촉구하는 공동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05년부터 북한인권 결의안을 유엔총회에 제출해 온 유럽연합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규명한 북한 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회원국들에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세계인권선언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이 핵심으로 강조하는 생명권 존중이 북한에 필요하다며, 최근 북한군이 한국 공무원을 총살해 유해를 소각한 반인도적 범죄 문제를 규탄하는 내용이 북한인권결의안에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있어 북한 주민과 외국인들의 생명권,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고, 이들이 강제 실종과 고문, 또는 잔인한 비인간적, 모욕적 대우나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권리를 보장하고 존중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서한을 주도한 한국의 북한인권 조사·기록 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입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한국 공무원 피살 사건이 벌어진 시기에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고, 총회에서 이 문제가 중점적으로 규탄 혹은 북한 정권에 압력을 가하는 논의가 없다면 굉장히 실망스러운 결과가 될 겁니다. 또 북한 당국이 코로나 방역 핑계를 대고 확진-사망자가 하나도 없다며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협력하지 않는 우려가 있어서, 대규모 전염병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명권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짚어봐야 한다. 이런 게 결의안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단체들은 또 정치범 수용소 폐쇄와 자의적 사형 중단, 탈북 여성과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강제 낙태와 성폭력 중단, 성분제에 따른 식량 분배의 차별 시정과 국제원조의 투명성 확보 등 6개 사안에 대한 구체적 요구가 결의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여기에는 사형 선고와 집행에 대한 북한 당국의 상세한 통계와 절차 발표, 월경자 사살 중단과 탈북민 강제송환금지 원칙 준수,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6명 등 모든 한국인과 외국인 납북자, 재일 한인 북송인들의 송환 촉구도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공개한 지난해 4월 북한 개천 교화소의 위성사진. 사진 제공: HRNK / DigitalGlove NextView License.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공개한 지난해 4월 북한 개천 교화소의 위성사진. 사진 제공: HRNK / DigitalGlove NextView License.

유엔총회는 지난 2005년부터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해마다 채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연합은 일본과 함께 2005년부터 결의안 초안을 작성하며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지만, 지난해 일본이 납치와 핵·미사일 등에 대한 대응 재검토를 이유로 초안 작성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유럽연합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이영환 대표는 유엔총회가 유엔 인권이사회와는 달리 안보와 인도적 상황, 인권 등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며, 코로나 상황 등으로 올해에는 자칫 인권 문제의 심각성이 희석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 안보 위기의 모든 책임이 북한 정권에 있기 때문에, 그 초점이 흐려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서한에 담겨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북한의 식량이나 긴급 보건이나 정권으로서는 굉장히 온건한 논의가 이뤄지게 된다면 북한 정권에 잘못된 신호를 주기 때문에 그런 우려를 막기 위해서 인권 단체들이 북한 정권의 책임성, 초법적인 처형, 그 부분을 분명히 짚어서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이번 서한을 보낸 겁니다.”

이번 서한에는 미국과 한국, 영국, 캐나다, 필리핀 등 7개국 33개 단체, 데이비드 앨튼 영국 상원의원과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을 지낸 소냐 비세르코 세르비아 헬싱키인권위원장, 이양희 전 국제아동권리위원장, 비팃 문타폰 전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참여했습니다.

한편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이달 말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해 논의하며 유럽연합은 이후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을 작성해 회원국들에 회람한 뒤 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