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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유엔 북한인권 최종보고서 6주년] 1.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 첫 종합자료


지난 2009년 서울에서 열린 북한인권 개선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가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09년 서울에서 열린 북한인권 개선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가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에 관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최종 보고서가 오늘(17일)로 발표 6주년을 맞았습니다. 다양한 피해자들의 증언과 전문가 면담, 공청회 등 1년 여에 걸친 조사와 전 세계 80개 나라의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된 COI 최종 보고서는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 차원의 첫 종합 자료로 꼽힙니다. 특히 북한 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 상황은 반인도 범죄에 해당한다며, 책임 추궁 방안까지 제시했습니다. VOA는 북한 인권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세 차례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COI 보고서의 주요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014년 2월 17일,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발표한 최종 보고서는 총 372쪽에 달합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 태국 내 탈북자와 납북 피해자들에 대한 면담 조사와 전문가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작성된 이 보고서를 통해 COI는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돼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가 국제형사법에서 가장 중대한 범죄행위 중 하나인 반인도 범죄임을, 공식적인 국제 문서를 통해 처음으로 확정했습니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 수전 숄티 대표는 COI 최종 보고서를 계기로 북한 정권에 의한 인권 유린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The most important thing that the UN Commission of Inquiry did was it made it indisputable that these things were happening. And as someone who's been involved in this for over 20 years I can tell you, there was a lot of doubt. Now that there have been so many people who have escaped from North Korea to bear witness and tell us, it's indisputable and the UN COI, I believe, was a watershed in establishing that.”

자신이 북한 인권 문제에 관여해 온 20여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북한 내 인권 탄압이 사실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지만, COI 보고서가 그런 의구심을 지워주는 분수령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숄티 대표는 탈북한 뒤 북한 내 인권 실상에 관해 증언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북한의 인권 상황을 파악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COI 최종 보고서는 사상과 표현, 종교의 자유 침해, 차별, 이동과 거주의 자유 침해, 식량권과 생명권 침해, 자의적 구금, 고문, 사형, 납치와 강제실종 등 북한 정권에 의한 9가지 인권 유린 상황에 초점을 맞춰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제낙태와 성폭력, 장기적 굶주림에 이르게 하는 비인간적 행위 등을 포함한 북한 정권의 다양한 인권 침해가 모두 반인도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8만에서12만 명에 달하는 정치범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북한 정부가 정치범 수용소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위성사진과 관련 증언을 확보했다고 반박했습니다.

COI 보고서는 이런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가해자들에게 물을 것을 권고해 국제사회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북한의 중대한 인권 침해와 범법행위의 근본 원인은 결국 북한의 일당정치체제, 김일성· 김정일주의에 있다는 판단에 기초한 결론이었습니다. 북한의 독재체제에서 문제점을 찾은 겁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COI 보고서의 이런 지적이 국제사회의 인식에 신경 쓰는 북한 정권에 큰 타격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One of the biggest problems that North Korea has is international recognition. You know there are very few countries that have diplomatic relations with North Korea. It's a member of the UN, that it's not, you know, not one of the really important members of the UN and when you compare for example North Korea and South Korea. And I mean it undermines the legitimacy of the regime, if North Korea is not an active UN participant, and I think the North Koreans are concerned about that.”

북한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도 적고, 유엔 회원국으로서 그다지 중요한 나라도 아니지만 COI 최종 보고서는 북한 정권의 정당성을 저해하는 내용이었고, 북한은 이에 대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유엔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한국과 비교되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고, 킹 전 특사는 말했습니다.

COI 최종 보고서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는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점입니다.

반인도 범죄를 저지른 주요 가해자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기 위해 유엔 안보리가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도록 권고한 겁니다.

반인도 범죄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하는 문제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결국 COI의 최종 보고서는 북한 내 인권 침해 가해자들을 처벌하고, 그런 범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할 책임을 당사국은 물론 모든 유엔 회원국에 부과한 겁니다.

2015년 6월 서울에 문을 연 유엔 북한인권 현장사무소는 이런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서울사무소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고 북한의 인권 기록을 보존하는 한편, 유엔이 북한의 인권 침해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일을 지원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북한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대표입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6년 전,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에서 북한이 반인도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의 최고 지도부가 심각한 국제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니 처벌을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 뒤, 서울에 유엔 인권사무소를 개설해 북한 문제를 전담하게 했고, 계속 새로 오시는 탈북민들을 통해서 최근 상황을 파악하고 조사하고 기록화하고… 일단은 서울에 그런 전담을 하는 조직이 체계를 갖췄고 상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변화고요.”

보고서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인권 침해의 책임자로 정면으로 지목하고,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성명이 이어지면서 북한의 위기 의식도 커졌습니다.

북한은 COI 보고서가 나온 지 7개월 만에 자체적으로 작성한 인권 보고서를 통해 주민들의 정치, 사회, 문화적 권리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인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리수용 외무상이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COI 최종 보고서를 근거로 한 북한인권 결의안들이 무효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외무상을 인권 관련 유엔 회의에 참석시키는 등 국제사회에 자국 내 인권 상황에 대해 해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대표] “North Korean regime felt compelled to dispatch its foreign minister to the General Assembly for the first time in 15 years. He addressed human rights, of course, it denied that human rights violations are happening. But of course this is a half-step in the right direction, actually engaging on the issue.”

비록 예상대로 인권 침해에 대해 부인하기는 했지만, 인권 문제에 대해 거론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절반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게 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COI 보고서를 계기로 유엔 인권이사회의 권고안을 일부 수용하기도 했습니다.

시나 폴슨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은 북한이 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하는 한편, 아동권리협약과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원칙과 권리의 전면 준수 등의 권고 사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폴슨 소장] “For example, on improving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and economic and social rights on human rights education and in other areas, and to improve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or women or children. So those things are very important.”

북한이 정권의 기반을 위협 당하지 않는 선에서 유엔 인권이사회의 권고안을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인권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 인권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합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6주년을 맞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의 최종 보고서를 돌아보는 기획보도, 내일 이 시간에는 보고서의 한계와 극복 방안에 관해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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