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초기 참전용사들의 사진을 전시한 웹사이트가 개설됐습니다. 미 국방부가 촬영한 사진들인데요. 제작진은 참전용사들과 그들의 가족이 사진으로나마 사랑하는 가족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국에서 온 편지의 주인공을 호명하는 전령 주위에 수 십 명의 미군 병사들이 모여 있습니다.
병사들은 혹시라도 자기의 이름을 부르지 않을까 전령의 입과 그의 손에 든 편지들을 노심초사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진 뒷면에는 `1950년 7월25일, 한국전쟁에 참전한 제1 기갑부대 13 통신대원들'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다른 사진에는 통조림 음식을 먹으며 신문을 보고 있는 흑인 병사, 박격포를 손질하는 병사들, 밥을 짓고 있는 젊은 한국 병사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사진들의 뒷면에는 사진촬영 날짜와 소속부대 뿐아니라 참전용사들의 출신지도 기록돼 있습니다.
미 국방부가 한국전쟁 초기에 촬영한 158 점의 사진들을 전시한 웹사이트(<http://koreanwar.democratandchronicle.com/>)가 지난 25일 개설됐습니다.
이 웹사이트는 미 북동부 뉴욕 주 로체스터에 거주하는 한국전쟁 여성 참전용사 출신 베티 퍼킨스-카펜터 할머니의 노력으로 빛을 보게 됐습니다.
[녹취: 퍼킨스-카펜터 할머니, 웹 홍보 동영상] “I received a phone call from the commander by Korean war "
한국전쟁에 공군 요원으로 참전했던 올해 83살의 퍼킨스-카펜터 할머니는 몇 해 전 한 참전용사의 딸이 로체스터의 몬로 카운티 참전용사협회에 기증한 사진들을 모아 웹사이트를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 일간지 ‘데모크래트 앤 크로니클’(Democrat and Chronicle)과 사진 전문업체인 코닥 얼라리스 (Kodak Alaris)가 사진을 선명하게 복구하고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일을 무료로 지원했습니다.
사진들은 모두 흑백으로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여름에 촬영된 것입니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웹에 올려진 사진들을 보며 편하게 검색할 수 있고, 마우스를 사진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뒷면으로 넘어가 사진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2년 전 지역 매체들과 한국전쟁 참전용사 잡지에 처음 소개돼 관심을 끌었었습니다. 당시 한 참전용사가 자신을 발견해 문의해 왔고 또 다른 여성인 타이아니 스테핀 씨는 우연히 한 병사를 보며 숨진 할아버지의 옛 모습을 단번에 알아봤습니다.
[녹취: 타이아나 스테핀, 웹 홍보 동영상] “I saw story on a local news station up a woman who had a beautiful collection……”
스테핀 씨는 사진을 보자 마치 할아버지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기뻤다고 말했습니다.
웹페이지에는 미군 병사들 외에도 미군에 항복한 북한 군 병사들과 이들이 심문을 받는 모습, 한국 정부 관리들과 농부들의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퍼킨스-카펜터 할머니는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이 이 웹페이지를 통해 그리운 사람들을 찾는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전협정 체결 61주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이 사진을 보며 옛 추억을 돌아보고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군은 한국전쟁에 참전해 3만6천574 명이 전사하고 10만여 명이 부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