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지난 주 한 강연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7억에서 8억5천만 달러가 든다”며 이 돈은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량 70만t의 3배를 살 수 있는 금액”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의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그렇게 큰 돈을 쏟아붓는 것은 잘못된 정책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조지 워싱턴 대학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NORTH KOREAN REGIME…”
북한은 지난 20-30년간 주민들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것보다는 미사일과 핵실험 같은 공격용 군사력을 증강하는 데 주력해왔다는 겁니다.
북한의 한 해 예산은 57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정부 예산의 10%가 넘는 돈을 미사일 발사에 쓰는 것이라고 서울의 민간단체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세계북한 연구 센터 소장]”북한이 이번에 발사하는 인공위성은 북한 1년 예산의 8분의 1이 넘는 엄청난 돈으로, 그 돈이면 4백만t 이상의 식량을 사올 수 있는데, 이 돈을 무모한 선전행사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한국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은 미사일 발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합니다. 북한 당국은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4.15태양절 행사를 위해 엄청난 돈과 자원을 전시성 행사에 쏟아붓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김일성 생일 1백 주년을 맞아 미사일은 물론 각종 행사를 통해 엄청난 예산을 쓰는데, 그렇게 되면 원래 예산을 쓰려던 분야가 차질을 빚고, 그러면 경제가 더 어렵게 되는 요인이 됩니다.”
실제로 북한은 미사일 발사 외에도 4.15 태양절 행사를 위해 각종 전시성 토목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3년 전부터 류경호텔을 다시 짓는 한편 만수대지구 아파트, 평양 민속공원, 만경대 물놀이장 등 각종 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또 능라도에 곱등어관 (돌고래 수족관)을 짓는다며 바다물을 끌어오기 위해 남포에서 평양까지 50km의 수로도 파고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4.15 행사에 맞춰 공사를 완공하기 위해 군인과 대학생을 대거 동원하고 있습니다. 일본 소식통에 따르면 약 2만 명의 군인이 아파트 10만호 건설 등에 투입됐습니다. 이를 위해 평양과 지방의 대학생들이 지난 해 6월부터 학업을 중단하고 건설현장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밖에 4.15 행사를 선전하기 위해 중국과 미국 등 40여개국에서 무용단과 예술단 수 백 명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현 상황이 1989년 13차 세계청년학생 평화축전 때와 비슷하다고 지적합니다. 당시 북한은 서울에서 열리는 88올림픽에 대항하기 위해 세계청년학생 평화축전을 유치하는 한편3만호 아파트를 건설하고, 1백 여 국가에서 2만여 명을 평양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러나 북한경제는 그 이듬해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조봉현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녹취: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그 때도 평양에 축제하면서 외국인 초청하고 국제행사하면서 보여주기식 전시성 행사를 많이 했거든요. 돈도 많이 쓰고. 그래서 그 후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하는 요인이 됐고..”
1990년대 시작된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는 어린아이와 임산부, 노인 등 전인구의 30%에 해당되는 6백만 여명이 하루 3백 그램의 식량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