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북한이 경제자유무역지구 건설을 추진 중인 라선지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지원을 요청했군요?
답) 네. 어제부터 이틀 일정으로 연변대학에서 열린 '2010 두만강 학술포럼'에서 북한 조선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김상학 실장은 ‘동북아 지역 내 경제협력과 라선경제무역지대의 개발’이란 제목의 논문 발표를 통해 라선지구 개발이 동북아시아 경제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며 라선지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김 실장은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지하자원 운송비 부담 등 경제발전을 제약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라선지대 개발은 막대한 자금과 기술,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한 사업인 만큼 주변국들이 적극적인 협력과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은 지난 1월 새로운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을 마련하는 등 외국 투자가들의 요구를 반영해 라선지대 투자 관련 법률을 구체화하고 기존 법규도 현실에 맞게 수정했으며 라선을 특별시로 승격시켜 라선지대 개발과 관리에 대한 자율권을 대폭 부여했다고 김상학 실장은 설명했습니다.
문) 북한 참석자들이 전한 라선지대의 사회기반시설 상황은 어떤가요?
답) 북한 조선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김상학 실장은 먼저 라선에는 2대의 헬리콥터가 동시에 뜨고 내릴 수 있는 비행장이 건설됐다고 소개했습니다. 교통망 면에서는 청진-라진과 라진-원정리 구간의 도로를 정비했고, 남양-학송 구간 철도망도 보수해 교통망이 크게 개선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세계 어느 곳과 통신할 수 있는 초고속 통신망도 구축됐다고 김 연구원은 소개했습니다.
문) 그런데, 라선지구는 외자 기업의 투자 규모나 화물 중계 수송과 무역 면에서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은 것 같은데요.
답) 네. 북한의 김상학 실장은 1989년 라선지구를 경제무역지대로 꾸리기 위한 청사진이 마련된 이후 지난 20여 년 동안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총체적으로 볼 때 응당한 수준까지 진척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재까지 라선지구에 투자한 외국 기업이 수 십 개에 이르지만, 대부분 투자 규모가 크지 않고 화물 중계수송이나 무역 수준도 만족할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김 실장은 라선을 포함한 두만강 삼각주 개발은 막대한 자금과 기술이 필요할 뿐아니라 국제적으로 공조해야 할 사업이라고 평가하면서 라선지대 개발을 위한 접경국가들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접경국가 정부가 라선지대 개발을 위한 논의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자국 민간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김 실장은 이어 북한은 라선경제무역지대를 기반으로 대외 경제 관계를 발전시키고 세계 각국과 경제기술 협력을 강화하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그런데 앞서 전한 북한의 개정된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은 이전 법률과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나요?
답) 북한 사회과학원 법률연구소 김신호 실장은 오늘 발표에서 북한이 외자 유치를 위해 지난 1월 개정한 ‘라선경제무역지대법’에 따라 외국 투자가들이 훨씬 많은 특혜와 편의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전의 법률이 라선 지대를 단순히 무역과 투자, 중계수송 등의 특혜지역으로 규정했던 것에 비하면 지난 1월 개정된 법률은 진일보한 조치로 외국 투자가들이 훨씬 많은 특혜와 편의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김 실장은 특히 외국 투자가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법률 수정과 보완 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실장은 또 북한 중앙기관이 외자기업에 대한 심의와 승인, 창업 허가 등 모든 권한을 라선경제무역지도 기관과 라선시 인민위원회에 위임해 라선시 당국이 주도적으로 외자 유치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면서, 이에 따라 외자 기업에 대한 심의와 승인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처리 기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전했습니다.
문) 북한 측은 라선지대에 투자하는 외자 기업에 대한 세금 우대 혜택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했나요?
답) 김신호 실장은 라선에 투자하는 외자 기업에는 파격적인 세금 우대 혜택도 주어진다고 소개했는데요, 북한 내 일반 외자기업에 대한 소득세율은 결산 이윤의 25%인 반면 라선지대에 투자한 외자 기업에는 14%만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첨단기술이나 자원개발, 기반시설 건설 등 국가에서 장려하는 산업의 소득세율은 10%라고 소개했습니다. 또한 3천만 유로 이상의 기간산업 투자 외자 기업은 이익이 나는 해부터 4년 동안 소득세를 면제하고 다음 3년 동안은 50%의 세제 감면혜택이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죠. 이번 포럼에 참석한 중국 학자가 북한의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연변대학의 권철남 교수는 북한의 1998년 무역액은 16억6천만 달러로 바닥을 기록한 이후 연평균 13.5%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지난 해 대외무역액이 56억4천만 달러에 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권철남 교수는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999년 3억7천 달러에 불과했던 북한의 대중국 무역액은 10년이 지난 2008년 27억9천만 달러를 기록해 8배 가까이 늘어났고, 연평균 25.2%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북한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4%에서 49.5%로 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또한, 북한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규모는 1999년 4천만 달러에서 10년 만인 2008년 7억6천만 달러로 늘면서 연평균 38.7% 증가했습니다. 이 기간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규모는 3억3천만 달러에서 2008년 20억3천만 달러로 22.4%의 연평균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연변대학에서는 어제와 오늘 (2일) 이틀간 남북한과 중국, 일본의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두만강 학술포럼'이 열렸습니다. 북한 측 참가자들은 라선경제무역지대 개발 계획과 외국인 투자법률 개정 내용 등을 설명하면서 주변국들의 협력과 지원을 요청하고 나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