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먼저, 투먼시가 청진항과 중국 남방 지역을 잇는 해상항로 운항 협약을 맺었다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두만강 상류에 자리 잡은 중국 투먼시가 최근 중국 남동부의 창장 삼각주에 위치한 저장성 닝보항과 북한 청진항-닝보 해상항로 운항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중국 연변일보 등이 오늘 전했습니다. 닝보항은 상하이와도 가까운 항구로 중국 남동부 지역의 대표적인 물류기지입니다.
이에 따라 투먼시 정부는 곧 세관 격인 해관총서에 청진항-닝보항 간 해상항로 승인 신청을 낼 계획입니다. 투먼시 정부는 중앙정부의 승인이 나는 대로 투먼시가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청진항 부두에서 닝보를 잇는 해상항로 운항에 나설 예정입니다.
앞서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3월 청진항을 통한 동해 해상항로 개통을 허용한 데 이어 지난 8월 이를 공식 발표했고, 투먼시 정부는 앞서 지난 6월 청진항 3, 4호 부두의 15년 사용권을 확보했습니다.
문) 중국 측은 동해 진출의 출구가 되는 북한 라진항과 청진으로 접근하는 두만강 다리와 철로의 보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지요. 청진항을 이용하는 데 필요한 부두와 도로, 철도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습니까?
답) 네. 투먼시는 지난 6월 청진항 3, 4호 부두의 15년 사용권을 확보한 이후 3천만 위안을 들여 부두 보수작업에 나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또 북한과 합작해 투먼-남양-청진 구간 170㎞의 철도 보수공사를 벌이고 있고, 이 철로를 운행할 화물열차 200량과 화물 운송에 사용될 40t 규모의 컨테이너, 청진항 화물 선적에 쓰일 대형 크레인 제작도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중국 연변일보는 전했습니다.
아울러 청진항에서 중국 남동부 닝보항을 잇는 해상항로 운송을 맡을 두 나라의 해운업체도 확정되는 등 이 해상항로의 조기 개통을 위한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강조했습니다.
앞서 지난 8월 중국 동북지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투먼시에서 북한 남양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었습니다.
문) 중국은 이번에 청진항과 중국 남방을 오가는 항로 개통을 통해 동북 지방의 자원을 운송할 수 있게 되고, 게다가 청진항을 통한 한국으로의 수출 길도 열릴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청진항과 중국 남방을 잇는 해상항로가 개통되면 중국 훈춘시 등 두만강 유역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비롯한 지하자원과 곡물이 중국 남방으로 운송될 길이 열리게 됩니다. 또한 투먼시 정부는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투먼에서 청진항을 거쳐 한국 부산을 잇는 항로도 운항할 계획입니다.
게다가 북한은 이른바 ‘청진항 종합 이용 프로젝트’를 ‘국가 전략’으로 삼고 중국에 사용권을 준 청진항 내 3, 4호 부두를 ‘투먼 부두’로 이름 짓는 등 중국과의 합작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고 연변일보 등은 강조했습니다.
문) 북한 라진항 부두 사용권을 획득한 중국 훈춘시가 북한 원정리와 연결되는 두만강대교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는데요.
답) 네.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와 훈춘시, 언론 발표를 종합해 보면, 훈춘시는 노후한 훈춘-원정리 간 기존 두만강대교를 대체할 신두만강대교 건설을 추진해 최근 북한의 동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훈춘시의 신두만강대교 신설은 지금의 두만강대교가 1936년 세워져 지나치게 낡고 폭이 6.6m에 불과해 차량의 교차 운행이 불가능해 앞으로 늘어날 훈춘-원정리-라진항 루트의 물류 수송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연변자치주와 훈춘시는 중앙정부에 신설 교량 건설사업 승인과 사업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두만강대교 상류 50m 지점에 세워질 새 다리는 두만강대교보다 42m가 늘어난 577m 길이에 왕복 4차로로 건설될 계획이고, 완공되면 연간 120만t의 물류를 통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처럼 두만강 지역을 중심으로 북한과 중국이 경제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압록강 유역에서는 두 나라가 당초 지난 달 갖기로 했던 신압록강대교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면서요?
답) 네. 북-중 간 최대 교역지인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동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건설 착공이 애초 지난 달로 계획됐지만, 착공이 사실상 해를 넘겨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중국 측은 압록강철교가 1937년 건설돼 낡은데다 하나의 차선이어서 갈수록 늘어나는 양국 교역을 소화할 수 없다고 보고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추진해 왔는데요. 지난 해 10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북한 방문 당시 북한과 중국은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합의했습니다. 그 뒤 두 나라는 지난 2월 단동에서 평안북도 룡천시와 단동시 랑터우진 궈먼 만을 연결하는 길이 20.4㎞, 폭 33m의 왕복 4차선 규모의 현수교를 건설하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어 6월에는 상하이의 토목업체가 랑터우 일대에 대한 측량에 본격 나서면서 올해 안에 신압록강대표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단동시 정부도 지난 1월 신압록강대교의 10월 착공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 달 초 열렸던 단동 무역박람회에서 10월 말 착공 계획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은 물론 이번 달 착공도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양국이 합의한 이후 1년이 넘도록 착공조차 못하게 됐습니다.
문) 단동시 측이 신압록강대교를 언제쯤 착공할 것인지에 대해 밝힌 게 있나요?
답) 단동시 측은 아직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동시는 올해 안에 신압록강대교 착공식 만이라도 갖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 내년으로 착공식 일정을 미루면서 6월쯤 착공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달 단동시 측은 동절기라 공사가 불가능한 만큼 착공식은 상징적인 의미만 있고 실질적인 공사는 내년에나 가능하다며 착공식이 다소 늦춰진다고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 신압록강대교 건설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답) 먼저 다리 건설 위치를 둘러싼 북-중 간 견해 차이가 착공 지연의 대표적인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중국 측은 단동 신도시가 개발되고 해상 진출도 용이한 압록강 하류의 단동시 랑터우와 북한 평안북도 룡천시를 잇는 지점을 다리 건설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꼽고 있습니다.
북한도 지난 2월 중국과 신압록강대교 건설 협정을 체결할 당시 중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자유무역지구 개발을 추진 중인 압록강 상류의 위화도 부근을 신압록강대교 건설지역으로 바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경제난으로 수출 물품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신압록강대교가 건설되더라도 당장 크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신압록강대교 건설 이후 교역이 늘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지고 개혁개방 바람이 침투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두만강 유역의 북-중 접경도시인 중국 투먼시가 북한 청진항과 중국 남방 지역을 잇는 해상항로 운항을 위한 협약을 맺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