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평양을 방문한 미국 전문가에게, 25에서 30메가와트 규모의 실험용 경수로 건설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핵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진하는 경수로는 전력 생산 보다는 추가 핵 물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경수로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고, 또 가동 후에는 플루토늄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밝힌 경수로의 규모나 북한의 기술력 등을 감안할 때 핵 물질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말하는 경수로는 현재 영변에 보유한 흑연감속로 보다는 크지만 한국 등이 제공하려던 발전용 경수로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이며, 따라서 전력 생산 보다는 핵무기를 추가하기 위한 플로토늄 확보가 주 목적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미과학자연맹의 핵 전문가인 아이밴 올리치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경수로 건설을 통해 농축 우라늄 생산을 정당화하려 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리치 연구원은 북한의 경수로보다는 이를 가동하기 위해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면서, 북한이 농축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이란처럼 경수로를 이용한 전력 생산을 이유로 우라늄 농축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리치 연구원은 북한이 경수로 건설을 시작했다는 주장이 여전히 회의적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경수로는 흑연감속로에 비해 훨씬 복잡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며, 북한이 이를 확보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경수로 건설 발표를 협상용 카드로 사용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를 비밀리에 추진하지 않고, 평양을 방문한 전문가들에게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올리치 연구원은 북한이 농축 우라늄 건설을 공개함으로써 주변국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이를 통해 핵 협상에서 유리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은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선 비핵화를 요구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경수로를 통해 핵 물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북한의 핵 위협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미국의 핵 안보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수로 건설 계획을 공개한 것은 미국과 한국 등에 대화 재개를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