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백성원 기자 (네, 평양입니다) 오늘은 평양의 관제소에서 외신기자회견이 있었다고요?
답) 예. 다른 외신 기자들과 함께 평양의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방문했습니다. 아침 일찍 양각도 호텔 로비에 집결해 단체로 버스를 타고 갔는데요. 버스에 오르기 전 기자들 소지품 검색 때문에 시간이 한참 걸렸습니다. 평양 안에 있는 곳이긴 하지만 30분 가까이 달려 도착했구요. 멀리서 언덕 위로 하얀색 건물이 보이고 검문소에 ‘2중3대혁명 붉은기 쟁취 전투장’ 이라는 표시가 돼 있었습니다.
문) 그 곳이 그러니까 엇그제 백 기자가 방문했던 동창리 서해발사장의 발사 상황을 원격 조정하는 곳이군요?
답) 북측의 설명은 그렇습니다. 10일 외신 기자회견을 했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위성관제종합지휘소의 백창호 소장이 건물 입구에 나와 기자들과 전문가들을 맞았는데요. 바로 그 곳에서 ‘광명성 3호’를 관측하고 조정한다면서 위성 추적과 원격 측정 관련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지구 관측과 통신 기상을 비롯한 과학연구도 하는 곳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답) 예. 건물 2층으로 올라가 종합지휘소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벽 전면 대형화면이 동창리 서해 발사장에 장착된 발사체를 실시간으로 비추고 있었습니다. 또 그 앞에는 16명의 연구원들이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지휘소 안내를 맡은 백창호 소장의 얘길 잠깐 들어 보시겠습니다.
[녹취: 백창호 소장] “앞으로 광명성 3호가 성과적으로 궤도에 진입한 후 위성 화상자료를 접수 처리해서 인민경제 발전에 절실히 필요한 화상자료를 접수하고 그것을 지구환경 정보연구소를 비롯한 인민경제 해당 부문에 보내주게 됩니다.”
문) 발사가 임박한 분위기인데 발사 준비가 어디까지 진행됐다고 합니까?
답) 어제, 그러니까 10일 외신 기자회견에선 위성 조립이 막바지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11일 종합지휘소 방문시에는 조립이 다 끝났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또 핵심적인 단계죠, 연료 주입도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연료 주입이 언제 끝나는지 물어봤지만 필요한 때에 끝난다는 답변이었구요. 화면에 보이는 발사체는 녹색 방수포로 덮여 있었는데요. 어제 오후에 이 곳에 비가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비바람을 막기 위해 덮은 것이다, 그런 설명을 들었습니다.
문) 오늘까지 북한 당국이 외신 기자들과 전문가들을 3번째 대면한 건데요. 현장에서 위성이냐 미사일이냐 여부가 여전히 논란이 됐습니까?
답) 역시 그랬습니다. 백 소장도 그런 질문이 계속해서 나오자 평화적 위성을 서방에서 계속 탄도미사일 발사로 우기고 있다, 그런 오해를 풀기 위해 이렇게 위성 발사 관련 시설까지 낱낱이 외부에 공개한 거 아니냐, 외신 기자들과 전문가들이 잘 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달라, 이런 당부를 했습니다.
문) 현장의 전문가들은 어떤 얘기를 하던가요?
답) 미국 NBC 방송과 동행한 제임스 오버그 라는 미국 우주항공 전문가의 설명을 잠깐 들을 수 있었습니다. NBC 방송에만 독점적으로 기술적 자문을 하는 상황이어서 자세한 설명은 피했습니다만, 북측 말을 믿어야 하느냐,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이런 대답을 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오버그, 미국 우주 항공 전문가] “I believe that this is not a military shot.”
문) 군사적 목적의 발사는 아니다, 그런 얘길 하고 있네요.
답) 예. 말 그대로 발사 조건을 놓고 볼 때 군사용으로 여겨지진 않는다, 이런 얘길 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얘기할 땐 말이 좀 달랐습니다. 제가 나중에 조용히 다가가서 발사체가 위성이냐 미사일이냐, 둘 중의 하나만 선택해 달라고 요구했더니 난감한 표정을 짓더군요. 저와 오버그 씨가 나눈 대화를 잠깐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기자] “Then simply sir, satellite or missile? [녹취: 제임스 오버그, 미국 우주 항공 전문가] “It’s not simple. [녹취: 기자] “It’s nothing you can say yes or no, right?” [녹취: 제임스 오버그 미국 우주 항공 전문가] “It’s nothing I can say in five seconds for you. It’s a longer answer. I don’t think I’m saying what they want me to say. [녹취: 기자] “They means…” [녹취: 제임스 오버그 미국 우주 항공 전문가] “North Koreans.”
이 전문가는 북한 당국자 앞에선 분명히 군사용이 아니라고 거듭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저와 대화에선 간단히 말하기 어려운 문제다, 북측이 기대하는 대답은 아니다, 작은 소리로 이런 알듯 모를듯한 대답을 했습니다. 북한 당국 앞에서 웃으면서 하는 말과 개인적인 판단이 좀 다르지 않나,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 어쨌든 북한 당국은 오늘도 발사체가 미사일이 아니라 위성이다, 그런 주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 같군요.
답) 예. 기술적인 부분, 발사 준비 과정, 이런 외적인 조건과 환경을 상세히 설명하긴 했습니다만, 기자들의 관심이나 당국자의 설명이나 결국은 그 주제로 좁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자와 나눈 대화를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기자] “다시 질문 드리겠습니다. 아무리 이게 위성이라 하더라도 앞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혹은 발사에 필요한 관련 정보는 이번에 습득할 수 있게 되시는 거겠죠? [녹취: 백창호 소장] “그러니까 이번에 로케트 기지라고 하게 되면 발동기 기술, 조종 기술, 여러 가지 기술이 있을 것입니다”
문) 핵심적인 내용은 피하는 인상인데요.
답) 주변의 기자들도 이 대답을 좀 더 자세히 들었으면 했는데 그러진 못했구요. 그래도 백 소장은 발사체가 위성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가령 위성으로부터 받는 화상자료를 필요하다면 다른 나라와 공유하겠다고 약속했구요. 또 특히 일본 기자들이 각종 기계 장치의 상당히 구체적인 기능까지도 하나 하나 물어봤는데 비교적 자세하게 일일이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도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치자 오히려 웃으면서 농담을 하는 여유까지 보였습니다.
[녹취: 백창호 소장] “절실히 필요하다면 거기 실지 안에 탄두가 들어가 있는지 위성이 들어가 있는지 발사장에(서) 만지다가 같이 날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내가 낙하산 하나 멋있는 거 만들어 주겠습니다. 그 다음에 우리 서해 바다에 고무배를 하나 잘 준비해 놓고 필요한 지점에 낙하하도록. 그럼 내려 떨어질 때 야 이거 위성이 맞다, 이렇게 설명해 주기 바랍니다.”
문) 자, 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기간이 12일 시작되는데 정확한 발사 날짜는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오늘도 상부에서 결정하는 시간에 발사하겠다, 그 정도에서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발사 후에 국제사회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 개의치 않고 반드시 발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문) 김정은 부위원장도 발사 장면을 참관할 예정이랍니까?
답) 많이들 궁금해 하는 부분이라 질문해 봤는데요. 그렇게 기대한다는 대답에 그쳤습니다.
[녹취: 기자] “김정은 부위원장도 발사 당일 방문을 합니까, 이곳을? [녹취: 백창호 소장]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과 사상도 영도도 덕망도 그대로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뵙고 싶어하는 것은 우리 인민 모두의 한결 같은 소원입니다.”
문) 자, 이제 발사만 남았군요. 발사 당일 외신 기자 참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죠?
답) 예. 기자들도 평양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 다시 가서 발사 장면을 지켜볼 수 있는지, 거기엔 대해선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예. 평양관제종합지휘소 참관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백 기자, 계속해서 수고해 주시구요. 평양에 나가 있는 백성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