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와 밥 칼린씨는 북한이 영변에 우라늄 농축용 원심 분리기 2,000기를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헤커 박사는 20일 스탠포드 대학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헤커 박사는 ‘북한 영변 핵시설 방문 보고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핵연료 공장에서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현대식 우라늄 농축시설로 안내했다”고 밝혔습니다.
헤커 박사는 이곳에서 원심분리기를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헤커 박사와 함께 영변을 방문한 미국 스탠포드 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의 밥 칼린 연구원은 2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공개할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북한 관리들은 이 우라늄 농축시설이 새로운 경수로의 연료로 사용될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곳이며, 지난해 4월 설비 구축이 시작돼 며칠 전 완성됐다고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문제의 원심분리기가 높이 1.8미터에 지름이 20센티 미터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측은 현재 연간8천 킬로그램의 우라늄 농축 처리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측 책임자는 현재 우라늄 농축 수준은 평균 3.5%이며 농축 수준을 2.2%에서 4%로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대답했습니다.
헤커 박사가 문제의 원심 분리기가 파키스탄이 제공한 P-1형이냐고 묻자 북측은 알메로와 일본의 로카쇼무라의 원심분리기를 본뜬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칼린 씨는 북한이 이란 또는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어떤 나라도 이 같은 시설을 독자적으로 건설하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헤커박사는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헤커박사는 “북한은 이미 갖고 있는 플루토늄 핵무기 외에 우라늄 농축을 통해 미국을 정치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헤커 박사는 보고서에서 지금처럼 북한이 6자회담 복귀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것도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끝으로 헤커 박사는 북한의 고위 인사가 지난 2000년 미국과 북한이 채택한 공동성명이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미국과 북한은 핵 포기와 국교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 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정주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