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방문을 가장 먼저 환영한 미국인들은 바로 어린 학생들이었습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과 매사츠세추주 로웰시 ‘존 더블유 윈’ 중학교 학생들간의 만남은 지난 10일 시범단의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이뤄졌습니다.
시범단의 미국 중학교 방문이 마지막까지 결정되지 못했던 건 주 정부의 허가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1~2 학년 학생들은 시범단의 태권도 품세 시범을 마치 무술 영화를 감상하듯 숨죽이고 바라봅니다. 그러다 멋진 발차기라도 나오면 금새 환호성으로 화답합니다.
학교 강당 맨 앞자리에서 학생들과 함께 태권도 시범을 지켜본 제랄딘 커밍스 교감도 송판이 깨지고 각목이 부러질 때마다 시범단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커밍스 교감은 미국 학생들도 태권도를 수련해 시범단이 보여준 고도의 절제력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태권도 동작을 일일이 교정해 준 시범단을 따라 나와 버스가 떠날 때까지 오랫동안 손을 흔들었습니다.
이날 저녁 첫 공식 일정을 소화한 조선태권도 시범단원들은 다음날 오전 편안한 마음으로 보스턴 관광에 나섰습니다.
미국의 명문대학 하버드 대학 교정을 찾은 시범단은 시종일관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마침 하버드 대학을 찾은 관광객들은 북한 선수들에게 손을 흔들며 친근감을 표시했고 시범단은 멋진 태권도 동작으로 인사를 대신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하버드대 인근에 있는 또 다른 명문대학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을 찾은 시범단은 마침 쏟아진 빗속을 뛰며 학교 건물들을 둘러 봤습니다. 빈 강의실에 들어간 시범단은 힘차게 구호까지 외칩니다.
“통일, 세계최고의 태권도 시범단이 되겠습니다!”
조선태권도 시범단과 미국인들간의 자연스러운 만남은 뉴욕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시범단은 12일 2번째 시범 공연을 앞두고 뉴욕 퀸즈 컬리지 교정에서 일반 미국인들에게 태권도 품세를 지도했습니다.
자녀들에게 태권도 도복까지 입혀 함께 북한 시범단을 만나러 온 한 미국 남성은 열심히 시범단의 자세를 따라해 보지만 몸은 뜻대로 움직여 주질 않습니다.
공연 때마다 화려한 격파 기술과 잘생긴 얼굴로 인기를 모았던 신례진 선수도 이날만큼은 친절한 태권도 사범님 모습입니다.
“생김새도 다르지만 거저 뭐 태권도라는 게 남녀구별, 인종차별 없이… 좋습니다.”
4년 만에 미국 땅을 다시 찾은 조선태권도 시범단. 호기심으로 북한에서 온 선수들을 바라봤던 미국인들. 이들은 태권도 동작을 해 보이고 따라 배우면서 어느새 하나로 어우러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