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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후 중장기 북한체제 안정 미지수”- 미 전문가들


김정일 시신앞에서 참배하는 김정은
김정일 시신앞에서 참배하는 김정은

북한의 체제를 연구하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후계자 김정은을 중심으로 하는 지도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단시일 내에 북한에 체제 불안정이 야기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체제 불안정이 야기되는데는 지도자의 사망 외에도 경제적 재난이나 지도부 내 큰 권력투쟁 등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 같은 현상이 지금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 연구부국장은 현재 북한에서는 지난 몇 년간 준비해 온 김정일 유고시 정권 운영계획이 수순대로 이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단 며칠 만에 사망 소식을 전한 것과 북한이 발표한 2백 32명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후계자 김정은을 선두로 김영남, 최영림, 리영호 등 최고정책기구인 정치국 일원들이 순서대로 등장한 것 등은 아주 조직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고스 국장은 또 김정은은 김일성의 혈통을 이어받았다는 정통성 측면에서 상당한 기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은 사망 전 북한의 어느 누구도 힘을 합쳐 자신이 선택한 후계자 김정은의 권력을 약화시키지 못하도록 지도체제를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또 김정은을 둘러싸고 있는 현 지도층은 자신들이 분열할 경우 정권붕괴에 직면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권력을 통합하고 북한의 체제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국방.안보 전문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김정은이 권력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그에 대한 위협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일성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된 김정일도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기까지 30년이 걸렸으며, 이 과정에서 숙청과 지도부 개편 등을 단행하면서 초기 암살 시도 등 위협을 받았다는 겁니다.

베넷 박사는 또 김정은이 권력통합 과정에서 강력한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과시하기 위해 도발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몇 달 안에 3차 핵실험 등을 실시할 수 있으며, 이는 권력 통합을 위한 의도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김정은이 권력 장악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텍사스 주립 안젤로대학의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교수의 말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 부친인 김일성 사망 이전에 국방위원장과 인민군 최고사령관, 당 정치국 상무위원, 국가안전보위부장 등을 모두 역임했지만 김정은은 이 가운데 아무런 자리도 차지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벡톨 박사는 그러면서 김정은이 권력을 통합하지 못할 경우, 서서히 내부 분열로 궁극적으로 북한 내 내전과 정권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김정일 사후 북한체제의 안정은 김정은을 둘러싼 다양한 지도층 인사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분열되지 않고 김정은의 권력통합을 지지하는 가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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