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빌 리처드슨 주지사는 지난 주 방북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당국자들이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관의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 방문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교도통신'과 'NHK방송' 등은 북한이 리처드슨 주지사에게 IAEA 사찰관을 허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도 함께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익명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제시한 조건 중 하나는 자신들이 보유한 1만2천 개의 핵 연료봉을 시가보다 5배 정도 비싼 가격에 구입하라는 것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교도통신에, 북한이 IAEA 사찰관의 우라늄 농축 시설 방문을 허용키로 한 것은 민간 차원의 핵 개발이라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NHK방송'도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은 상식적인 거래 가격의 5배에 달하는 7천만 달러를 제시했으며, 사실상 매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이어 일본 정부는 핵 사찰관의 방문을 허용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를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정부가 외교 루트를 통해 파악한 북한 측의 정확한 의사는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영변에 초대하는 것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었으며, 따라서 1회에 한정된 형식적 방문만을 언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리처드슨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 IAEA 사찰관의 방문을 허용하고, 사용 전 핵 연료봉을 제3자에게 판매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또 남북한과 미국 대표가 참여하는 군사위원회를 통해 한국 서해에서의 분쟁을 감시하고 예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남북한간 군사 직통전화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이에 대해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며, 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