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내무부 청사에서 일하던 미 중령과 소령이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이 살해된 사무실은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알아야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산하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카스턴 제이콥슨 대변인은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나토가 현재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큰 우려는 어떻게 범인이 내무부 청사 내에 삼엄한 경비가 있는 사무실로 들어와, 피해자들을 가까이에서 살해할 수 있었나 라는 겁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 살해 사건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범인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또 아프간 국민 인지 외국인 인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카르자이 대통령은 사망한 미군의 죽음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희생자의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탈레반 동조자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은 내무부 내에 공범이 있어, 범인이 내무부 건물 안에 들어가 미군들을 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습니다. 나토의 제이콥슨 대변인은 하지만 이번 사건에 탈레반이 연루됐는지는 확인도 부인도 아직 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아프간 보안상태의 헛점이 드러나면서 미군과 나토군의 책임자들은 아프간 정부 청사에서 근무하는 모든 외국 군 인력을 일시적으로 철수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제이콥슨 대변인은 철수 명령에도 불구하고, 미군 주도의 연합군과 아프간 경찰, 또 아프간 군병력 간의 긴밀한 협조관계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살해된 미군들은 내무부에서 자문관에서 근무하면서 보안 통제권을 아프간 군으로 이양하는 계획을 준비하는 작업을 돕고 있었습니다. 이 작업은 2014년에 마무리될 예정이었습니다.
앞서 지난 21일, 아프간 내 미군 기지 소각장에서 이슬람 성전인 코란과 종교 서적이 불에 탄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프간 전역에서는 반미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토의 제이콥슨 대변인은 앞으로 며칠간은 불안한 정국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미 시위는 이슬람국가들에서 항상 그렇듯이 금요 기도회가 끝난 후 극에 달했으며 이후 점차 시위대의 규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부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제이콥슨 대변인은 25일에도 아프간 북부와 동부에서 두 건의 폭력사태가 있었고, 26일에도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한동안은 이런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카불에서는 삼엄한 보안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미대사관과 국제 기구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은 건물을 떠나는 것이 금지됐습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다른 고위 당국자들은 코란이 소각된 것에 대해 실수라며 사과했지만, 아프간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폭력 시위가 계속되는 것을 막지는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