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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관련 다음주 미-중 전략대화 주목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이번 사건을 보는 중국 정부의 시각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의 우방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시각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쪽으로 기운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답) 중국의 입장은 시기적으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고 북한 배후설이 제기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시선을 무릅쓰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받아들이면서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습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중국에 해명의 기회를 가진 것으로 보이고, 이를 계기로 중국의 입장이 북한 쪽에 기운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또한,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방문에서 얻은 소득은 내정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서 중국 쪽으로부터 지지를 얻어낸 점인데요,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지난 5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내정과 외교 문제, 국제정세, 동북아 평화와 안정 등과 관련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는 것을 포함해 5가지 제안을 내놨고 김 위원장은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6자회담 재개 등 외교 문제에서 북한 입장을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문)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밝힌 공식 입장도 북한의 입장을 신경 쓰는 측면이 없지 않은 것 같은데요?

답) 네, 천안함 사건이 가진 민감성 때문에 중국 외교부는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런 반응을 보여 왔는데요,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 중이던 지난 6일 열린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장위 대변인은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각국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문제는 언론의 보도이자 추측이라고 말하면서, 북한 소행으로 몰고 가는 외국 언론의 보도를 에둘러 비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어 유명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15일 한국 경주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에게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를 전달한 지 이틀 뒤 장신썬 한국주재 중국대사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 억측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중국 쪽은 조사 진행 과정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량광례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지난 12일 베이징을 방문한 한국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오판하고 선입견을 갖고 결론을 내서는 안 된다면서, 최종 결과가 발표되더라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냉정하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북한과 중국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일부에서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동북아에서 북-중 대 한-미-일이라는 대결 구도가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에서는 이에 대해 어떤 반응들이 나오고 있나요?

답) 중국에서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나오고 있는 이런 분석에 대해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은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회담 재개를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참가국들 사이에 편이 갈려 회담 재개와 진전에 걸림돌이 조성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또 북한과 한국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중국 언론들은 오늘 이명박 대통령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갖고 천안함 사건 대응과 관련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중요하게 다루는 한편, 지난 주말 한국 경주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담에서 천안함 사건 대응에 협력하기로 하는 등 한국과 일본이 밀월관계에 들어갔다고 분석하면서, 밀착되고 있는 한-미-일 3국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문) 그런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 이후 다음 주 베이징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제대화가 예정돼 있지 않습니까. 이 자리에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을까요?

답) 네. 다음 주 24일부터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열릴 제2차 중-미 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할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달 29일에 이어 지난 11일에도 전화통화를 갖고 천안함 침몰 조사 발표 이후 미칠 영향과 향후 대책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전략대화에서도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이 주요 의제에 오를 전망입니다.

중-미 전략경제대화가 한국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열리는 만큼, 중국과 미국 간 논의가 천안함 사건 파장의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중국과 미국이 어떤 방향으로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느냐가 천안함 사건 후속대응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 북한과 가까운 중국이 천안함 사건의 유엔 안보리 회부에 협조해 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문) 중국과 미국은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싸고 시각 차이를 보여왔지 않습니까?

답) 네. 중국과 미국은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 재개의 연계여부를 놓고 일정한 시각 차를 보여 왔는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중국 외교부는 어떤 상황이 발생하거나 어떠한 변화가 있더라도 6자회담을 조속히 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미국은 한국 정부와 보조를 맞춰 '선 천안함, 후 6자회담' 이라는 기조를 대외적으로 표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겉으로 드러난 입장이고, 두 나라는 물밑에서 공감대를 도출해 내려는 작업을 벌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번 중-미 전략경제대화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주장하는 ‘선 천안함, 후 6자회담' 기조로 가느냐, 아니면 중국이 밝혀온 '천안함-6자회담 병행'이냐를 놓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 큰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그렇다면 이번에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와 6자회담 재개 등에 대해 중국과 미국이 어떻게 입장을 조율할지 관심사인데요.

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1년 반 가까이 공전 상태에 있는 회담 재개를 위해 유연성을 발휘하자고 강조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 쪽은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대로 현 시점에서는 천안함 사건 대응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중국 내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지난 주말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북-미 대화→예비회담→본회담의 3단계 수순을 6자회담 관련국에 통보한 만큼 이번 중-미 전략경제대화에서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을 별도로 추진하자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중국으로서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한국의 주장과 이를 보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외면하기 힘들고, 미국의 경우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국의 입장을 외면하기 힘든 처지입니다. 따라서 중-미 양국은 천안함 사건의 대응 과정을 긴장이 고조되지 않는 방향으로 관리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감대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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