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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한국 그리스에 2:0 첫 승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리스를 2:0으로 물리치고 첫 승을 기록했습니다. 한국팀은 승점 3점을 확보하면서 16강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고, 2번째 골을 기록한 주장 박지성은 이 날 경기의 최고 수훈 선수로 뽑혔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2010 남아공 월드컵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12일 오후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물리치고, 2010 남아공 월드컵의 첫 승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체격에서는 그리스에 밀렸지만, 빠른 속도와 정교한 패스로 경기 초반부터 그리스를 압박했습니다. 첫 골은 채 몸이 풀리기도 전인 전반 7분에 나왔습니다.

영국 프로축구 셀틱 소속인 기성용은 그리스 진영 왼쪽 코너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 발로 정교하게 감아 올렸습니다. 반대편에서 뛰어들어오던 수비수 이정수는 공중에 올라 마치 제기를 차는 듯한 동작으로 그대로 공을 골대에 차 넣었습니다.

처음으로 출전한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그것도 수비수로 첫 골을 기록한 이정수는 한국팀 선수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습니다.

시원한 첫 골이 터지자, 남아공 현지 한국인들과 한국에서부터 원정 온 응원단이 외치는 ‘대한민국’ 함성과 꽹과리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한국 축구팀을 응원하기 위해 붉은 옷을 맞춰 입은 응원단은 연신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후반 7분에 터진 한국팀의 추가골은 높아진 한국 축구의 기량을 잘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박지성은 그리스 미드필더가 실수로 공을 놓치다 득달같이 달려들어 공을 가로챘고, 따라 붙는 수비수 2명을 빠른 돌파로 따돌린 뒤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10미터 단독 드리블에 이은 침착한 슈팅은 세계 최고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선수다운 정상급 기량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월드컵을 독점 중계한 ‘ESPN’ 해설자는 박지성이 환상적인 스피드와 기술력, 볼 컨트롤 능력을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서도 득점을 기록했던 박지성은, 이 날 골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월드컵 3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골을 넣은 첫 선수가 됐습니다. 또 이 날 전반적으로 훌륭한 기량을 보이면서, 세계축구협회, FIFA가 매 경기마다 선정하는 ‘최고 수훈 선수’로 뽑혔습니다.

그리스는 후반 중반 들어 활발한 공세를 벌였지만, 한국 수비진과 골키퍼 정성룡의 선방에 막혀 만회 골을 넣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한국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습니다.

허 감독은 어려운 첫 경기를 잘 풀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면서, 강호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선수들이 가진 것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허 감독은 이 날 승리의 요인으로 그리스에 대한 대비가 실전에서도 잘 이뤄졌다며, 선제골을 넣고도 계속해서 득점 기회를 모색하며 적극적인 경기를 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은 이 날 승리로 승점 3점을 확보하며, 2002년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로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한국-그리스 전에 이어 열린 같은 조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경기에서는 아르헨티나가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역시 승점 3점을 확보했습니다.

한편 남아공 월드컵 첫 날인 11일 경기에서는 A조의 개최국 남아공이 멕시코와 1:1로 무승부를 기록했으며, 프랑스와 우루과이도 득점 없이 비겼습니다.

G조에 속한 북한은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 16일 새벽 첫 경기를 벌입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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