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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북한의 기후변화 2


전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도 예외가 아닌데요.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의 기후변화를 살펴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북한 기후변화의 미래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보도에 이연철 기자입니다.

[녹취: 북한 대동강과수종합농장 홍보영상] “눈을 감으면 바다처럼 펼쳐진 넓디 넓은 사과밭이 달콤한 향내를 풍기며 나를 오라 오라 부르네.”

북한 평양에 있는 대동강 과수종합농장을 홍보하는 동영상의 한 장면입니다. 원래 한국 대구와 충주 등에서 주로 재배되던 사과가 3백여 km 북쪽인 평양에서도 활발하게 재배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경상도와 전라도 등 따뜻한 지방에서 자라던 대나무의 재배한계선도 중부 지방을 지나 평양까지 올라갔습니다.

한국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의 김병철 사무관에 따르면 이 같은 변화는 북한의 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현상입니다. 특히, 북한의 온난화 속도는 다른 나라들보다도 더 빠른 편이라고 김 사무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김병철 한국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 “북한이 8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에 0.9도 오른 것으로 조사됐고요, 참고적으로 전 지구적으로 0.4도 상승했고, 남한은 0.6도 상승했고… 북한이 우리나라보다 상승 폭이 조금 더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병철 사무관은 북한의 평균온도 상승 폭이 지구 평균보다 큰 이유로 먼저, 북한의 지리적 위치를 꼽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저위도인 적도보다 고위도로 갈수록 온도 상승 폭이 크고, 해양 보다는 육지가 더 상승 폭이 크다는 것입니다.

김 사무관은 그러면서, 북한의 경우 1990년대부터 매년 반복된 식량과 에너지 난 때문에 산의 나무를 마구 베어낸 것도 기온 상승 요인 중의 하나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삼림이 훼손되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발생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온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시아개발은행과 유엔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삼림 비율은 1990년 68%에서 2010년에는 47%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고려대기환경연구소의 정용승 소장은 북한의 삼림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 “나무를 잘라서 밥을 하고 난방을 하고 여러 가지 공장 활동을 하는 등 인위적인 활동을 하기 때문에 삼림은 굉장히 많이 없어지고 황폐화가 됐다, 야산은 특히 그렇습니다. 야산은 뻘개요..”

세계은행은 앞으로 88년 뒤인 2100년에는 평양의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4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2040년에서 2059년 사이에 평양의 기온이 지금보다 2도 오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한국 기상청의 김병철 사무관은 평균온도 1도 차이는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병철 한국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 “1도 2도 3도 오를 때마다 어떤 생물종의 소멸이랄지 이런 점들이 있는데요, 하루 1도 차이에 대해 우리가 체감적으로 느끼는 것은 매우 작다고 보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생태계 등 전지구적으로 1도가 오른 것은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는 전세계 2천5백여 명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만든 보고서에서, 이번 세기 안에 지구 표면 온도가 섭씨 1.8도 내지 4.0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에 따라 더욱 심각한 폭우와 가뭄, 폭염과 해수면 상승 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위원회는 지구 온도가 2도 올라가면 서식지 파괴 등으로 현재 지구상의 동식물 20-30%가 멸종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가면 인류가 더 이상 온난화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라면 2050년에는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로 인한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전세계적으로 201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난 해 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2020년까지 지금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녹취: 은코아나 마샤바네 기후변화협약회의 의장]

세계 1백95개 국가가 참가한 이 회의에서는2015년까지 모든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는 새로운 조치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2020년부터는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를 의무적으로 감축하기로 합의됐습니다.

북한도 나름대로 지구온난화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4월에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목표로 하는 ’교토의정서’에 가입했습니다.

북한 언론매체들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피해, 앞으로 닥쳐올 재앙 등을 비교적 자세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데 녹색 건재라고 하시면서…”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북한의 실질적인 움직임은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고,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소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 “ 대기오염이라든가 온실기체를 줄일 수 있는 경제적인 여력이나 능력이 없고 기술도 없는 것이 북한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정 소장은 무엇보다도 먼저 북한에 삼림 녹화를 권장할 수 있다며, 하지만 북한은 아직도 나무를 심는 것보다 베어내 연료로 사용하기 바쁜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한의 기후변화는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북한이 지금이라도 이 문제에 적극 대처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

진행자) 이상으로 북한의 기후변화에 관한 두 차례 기획보도를 모두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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