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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전문, “미국, 중국에 북한-이란 미사일 거래 차단 거듭 촉구”


미국이 중국에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거래를 차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당시 부시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 문제를 직접 제기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이 중국에 이 문제를 제기를 한 이유는 뭡니까?

답)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 부품을 수출할 때 항공기를 자주 이용하는데요, 항로가 중국 영공을 통과하기 때문입니다.

폭로 전문 인터넷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의 외교전문들을 보면 이런 사정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지난 2007년 11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에 보낸 전문에는 평양을 출발해서 베이징을 경유한 뒤 이란으로 가는 민간여객기가 미사일 부품 거래에 악용되고 있는 사실이 지적돼 있습니다.

문) 두 나라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이 전문이 나가기 두 달 전 호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렸는데요, 당시 부시 대통령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따로 만나 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후 주석은 세부정보를 더 달라고 부시 대통령에게 요청했고, 라이스 국무장관은 11월 전문에서 중국 주재 미국대사가 가능한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를 만나 추가 자료를 제시하고 협조 요청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문) 미국 정부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당시 전문이 발송된 다음 날도 미사일 부품을 실은 이란 항공기가 베이징 공항을 떠날 계획이라면서 이를 서둘러 막아달라고 중국 측에 요청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 전문을 보면 북한은 평양과 테헤란을 오가는 고려항공과 이란항공 여객기의 정기노선을 이용해서 이미 10차례에 걸쳐 미사일 추력제어에 쓰이는 제트날개 40개를 이란에 보냈습니다. 미국 정부는 제트날개가 이란의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 조직인 ‘샤히드 바게리 공업그룹’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문) ‘샤히드 바게리 공업그룹’은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던 단체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에 따라 이 단체는 해외자산이 동결돼야 했고 당연히 이란과의 무기 거래도 금지됐습니다. 또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금지하고 있었던 만큼 중국 당국이 미국의 요청에 적극 응해야 한다고 라이스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문)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답) 라이스 장관의 외교전문이 나간 뒤에 중국 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 중국 측은 문제의 여객기들에 실린 화물을 검색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국 당국은 조사 결과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미국대사관에 알렸습니다. 사정이 이런 만큼 라이스 장관은 중국 측에 사태의 심각성을 확실히 전달할 것을 중국 주재 미국대사에게 지시했습니다.

문)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지시했습니까?

답) 2006년 12월부터 대량의 미사일 관련 화물들이 북한에서 베이징을 거쳐 이란으로 보내진 것이 확인됐고, 매달 1백에서 1백60건으로 운송 횟수가 늘어날 것으로 미국이 판단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중국의 검색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중국 측과 공유할 뜻이 있다는 점도 전달할 것을 라이스 장관이 미국 대사에게 지시했습니다.

문) 북한에서 이란으로 화물을 운송하려면 중국 말고도 다른 나라들을 거쳐야 하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옛 소련 국가인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이 영공 통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문) 미국이 이 나라들에도 협조를 요청했습니까?

답) 네. 지난 2008년 라이스 장관이 이 나라들에 주재하고 있는 미국대사관에 주재국 정부에 협조 요청을 하라고 지시한 전문을 보냈습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참여국들로서 북한과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라는 지시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의심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거부하거나 영공 통과를 허용하더라도 일단 착륙해서 검색을 받게 하도록 협조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중국 측에도 같은 내용의 협조 요청을 하도록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문) 당시에도 어떤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됐습니까?

답) 전문이 보내진 시점이 2008년 7월 말이었는데요, 곧 미사일 확산과 관련된 항공기 운항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입수했습니다. 북한의 전세 여객기가 7월 31일 평양을 떠나서 테헤란에 도착한 뒤 곧바로 평양으로 회항할 예정이라는 정보였습니다.

문)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핵 기술을 빼돌렸다는 소식도 있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 개발 계획이 러시아로부터 기술과 자재를 몰래 빼돌려 이뤄졌다는 러시아 관계자의 발언이 미국 외교전문에서 드러났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아나톨리 라이케비치 부국장은 지난 2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당국자들과의 회담에서 지속적인 감시와 수사를 통해 북한의 밀수활동을 저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아직 충분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고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북한이 해저에 비밀 핵 시설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죠?

답) 네. 지난 2008년 9월 중국 전문가로부터 들은 얘기를 상하이 주재 미국 영사관의 정치경제 담당관이 보고한 내용입니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2008년 5월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한 핵 신고서가 불완전했다면서, 중국은 북한이 연안에 비밀 핵 시설을 갖고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보 때문에 중국 지도부 안에서도 미국이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에 대한 보상으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옳은지 논란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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