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인 전문가들의 북한 방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수전 셔크 전 국무부 부차관보와 토니 남궁 뉴멕시코 주지사 보좌관이 지난 달 각각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다음달 말까지 최소한 4개의 민간 방문단이 북한의 초청으로 추가 방북할 예정입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과,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이 이끄는 방문단이 개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며,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도 별도의 방북을 추진 중입니다. 토니 남궁 보좌관도 다음달 중에 다시 방북할 예정입니다.
잭 프리처드 소장은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 특사를 지냈으며, 지난 해 11월 미국 외교협회 한반도정책 태스크포스를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당시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 등과 면담하고, 평화협정 논의를 원한다는 북한의 입장을 전했었습니다.
지그프리드 헤커 소장은 미 로스앨러모스 국립핵연구소 소장을 지낸 핵 전문가로, 지난 2008년을 비롯해 여러 차례 방북한 경험이 있으며, 영변 핵 시설도 수 차례 방문했습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지난 2004년 영변 핵 재처리 시설에서 북한의 플루토늄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었습니다.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 연구원도 정부 관리와 민간인 자격으로 이미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지난 달 방북했던 셔크 전 부차관보 일행은 미-북간 민간 경제협력 논의에 초점을 맞췄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앞으로 이어질 다양한 전문가들의 방북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미국 민간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것과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현재 미국과의 접촉을 원하고 있으며, 정부간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 교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과거에 그랬듯이, 민간 전문가들을 통해 북 핵 대화 재개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이번에 방북하는 전문가들 중 일부는 올 봄에도 북한의 초청으로 방북을 시도했지만, 국무부의 만류로 일정을 연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국무부는 지난 8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발표 이후에는, 전문가들의 방북에 제동을 걸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외교 소식통은 국무부가 전문가들의 방북을 만류했던 것은 천안함 사건 이후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지 않기 위해서였다며, 이제는 이들의 방북 결과를 통해 권력승계 과정에 돌입한 북한의 입장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장 민간 전문가들의 방북에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이들을 통한 접촉이 앞으로 미-북간 정부 차원의 대화 재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미국의 민간 전문가들이 북한의 초청을 받아 잇따라 방북합니다. 다음달 말까지 최소한 4개 민간 방문단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인데요. 북한은 미국과의 접촉을 원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권력승계에 돌입한 북한의 입장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