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미국 상원이 지난 30일 식품안전 관리개선법안을 표결했지요?
답) 그렇습니다.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73, 반대 25로 법안을 채택했는데요. 미 의회에서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식품안전 관련법의 대대적인 개정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특히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적인 지지가 있었고, 하원에서도 상원 법안을 별다른 수정 없이 채택할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따라서 이번에 미국의 식품안전 관리 규정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고,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법으로 효력을 발휘하게 될 텐데요. 1930년대 관련 법이 마련된 이후, 7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변화가 이뤄지게 된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이번 법안의 주된 내용은 식품 생산업자나 유통업자들이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할 안전 관련 조치들을 크게 강화하는 것입니다. 관련 규정을 위반했을 때 부과하는 처벌도 강화했습니다. 따라서 일부 중소 생산업자들은 앞으로 추가로 발생할 관리 비용 등의 문제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법안은 미 연방정부의 식품안전 관리 주무부서인 식품의약국, FDA의 감독 권한과 업무도 강화했습니다.
문) 미 의회가 이런 법안을 추진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그 동안 식품안전에 관해 문제가 많이 제기됐었나요?
답) 사실 식품안전에 대한 문제나 개선점은 세계 어디서나 계속 제기되는 사안일 텐데요. 미국에서도 최근 몇 년간 한 두건 씩 그런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대량으로 생산되는 달걀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이 발견되면서, 해당 업체가 여러 주에서 유통했던 달걀들을 전량 수거하기도 했고요. 지난 해 12월에는 땅콩버터, 또 지난 2007년에는 시금치가 문제가 돼서 역시 수거, 폐기 조치됐었습니다. 통계적으로 보면요, 미국 인구가 3억 명을 돌파했는데요. 매년 미국인 4명 중 1명은 음식과 관련된 질병이나 증상을 경험하고, 이 중 5천 명이 사망한다는 정부 통계도 있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워낙 식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니까, 한 번 문제가 생기면 파장이 큰 것 같습니다?
답) 맞습니다. 그래서 더욱 식품안전 관리 규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생산업체들과 유통업체들이 대형화 하면서 오염된 식품이 소비자에게 퍼져나가는 규모와 속도도 훨씬 빨라졌는데요. 한 예로 지난 2006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한 업체에서 생산한 상추가 농업용수 때문에 오염된 것이 발견돼, 수거 조치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이 업체에서 생산한 상추는 미국 50개 주 중 19개 주에서 이미 유통 중이었습니다. 따라서 과거에 비해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한 것이죠.
문) 식품은 사람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데, 안전관리에 허점이 있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답) 네. 또, 최근 들어 식품안전 관리 규정이 강화될 필요성이 제기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바로 수입식품인데요. 미국도 가깝게는 주변의 중남미, 멀게는 중국에 이르기까지 여러 나라에서 식품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품들은 미국 정부가 생산 과정에서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미국 내 수입업체들이 해당 국가의 생산 과정에 이상이 없는지 직접 책임지고 파악하도록 한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문) 식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할 텐데, 이번 상원 법안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까?
답) 우선 농부나 식품생산업자들이 식품 오염을 사전에 예방하도록, 안전관련 의무 규정을 크게 늘렸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와 관련해 생산 과정에서 의무적인 검사와 관리 조항들을 추가했습니다. 현행 규정은 예방 보다는 문제가 생긴 후 대처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거든요. 또 식품 안전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도, 해당 생산업체가 더 많이 부담하도록 처벌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문) 식품안전을 위해서는 생산, 유통에서의 관리가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텐데, 당연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답) 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미국 식약청, FDA의 식품안전 관련 감독 권한과 업무가 크게 강화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