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 미국 주요 정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은 대규모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본선에 나갈 자당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명합니다. 전당대회를 계기로 대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요. ‘미국 대선 ABC’, 오늘은 ‘주요 정당 전당대회’ 여섯 번째 시간으로 ‘중재 전당대회’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대선이 있는 해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개 전당대회 전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보통 전당대회 이전에 치르는 경선에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는 후보가 나오면 이 후보가 대선에 나갑니다. 하지만, 이때까지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1976년 대선에서 공화당은 전당대회 전에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경선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을 확보했지만, 후보 지명에 필요한 수에는 못 미쳤기 때문입니다. 결국 포드 대통령은 전당대회가 시작된 뒤 시행된 1차 투표에서 로널드 레이건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누르고 후보에 지명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지역 경선에서 과반수 대의원을 획득한 대선 후보가 나오지 않는 경우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에서 끝장 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는 제도를 ‘중재 전당대회’라고 합니다.
중재 전당대회는 전당대회 투표 과정에서 당 지도부나 당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밀실에서 정치적 타협이나 담합을 통해 특정 후보 밀어주기를 할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1960년대 이전에 마지막으로 치러진 중재 전당대회는 1952년 민주당 전당대회였습니다.
당시 테네시주 상원 의원이었던 에스티스 케퍼버는 지역 경선에서는 선두였습니다. 하지만, 과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해 전당대회에서 일리노이 주지사였던 애들레이 스티븐슨과 경선을 해야 했습니다.
당시 재투표까지 갔지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고, 결국 3차 투표에서 스티븐슨 주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최종 선출됐습니다.
또 1948년 공화당 전당대회, 그리고 1932년 민주당 전당대회도 중재 전당대회로 치러졌습니다. 역사를 보면 19세기와 20세기 초까지는 중재 전당대회가 비교적 흔했습니다.
가장 긴 중재 전당대회는 1924년 민주당 전당대회였습니다. 당시 대회에서는 16일 동안 무려 103번이나 투표를 진행한 끝에 존 데이비스를 후보로 뽑을 수 있었습니다.
네. 2020 미국 대선 특집, ‘미국 대선 ABC’, 오늘은 ‘미국 주요 정당 전당대회’ 여섯 번째 시간으로 ‘중재 전당대회’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