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이번 총선은 정치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어서 국제적으로도 상당한 관심을 끌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이번 선거는 12년째 집권 중인 차베스 대통령과 그의 사회주의 노선에 대한 일종의 국민투표로 간주돼 왔습니다. 2012년, 그러니까 2년 뒤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미리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3선 연임을 노리는 차베스 대통령의 야심에 야당이 제동을 걸 수 있을지 큰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문) 그럼 총선결과를 알아보죠. 여당이 다수당 자리를 지켰군요.
답) 네, 개표결과 차베스 대통령의 집권 사회당이 전체 1백65석의 절반이상을 확보했습니다. 적어도90석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야당 연합체인 '민주연맹'(DUC)도 적어도60석을 확보해서 전체 의석의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민주연맹은 득표율 면에서 집권 사회당을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새 선거구 획정방식 때문에 52%의 득표율을 보이고도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건데요, 인구가 적은 지역구에서 사회당 후보들이 많이 선출돼서 결과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야당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 야당이 이번 선거에서 선전한 이유는 뭡니까?
답) 여론조사를 보면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은 여전히 차베스 대통령입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범죄율 상승과 물가 급등으로 지지율이 낮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다른 남미국가들이 세계 금융위기를 잘 견디고 다시 견실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반면에 베네수엘라는 경제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당이 5년 전 총선거를 거부하는 바람에 국회가 여당 차지가 됐는데, 역설적으로 그 덕분에 경제파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문) 야당이 집권 사회당을 마음 놓고 비판할 수 있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야당은 국회가 지난 5년간 차베스의 명령을 그대로 따르기만 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 원칙과 자유를 지킬 수 있는 중대한 기회라며 유권자들을 설득했습니다. 사실 지난 5년 동안 베네수엘라에서는 국회뿐만 아니라 사법부 그리고 국영회사들까지 차베스 대통령의 입김이 미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런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중산층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답) 여당과 야당 모두 승리를 주장했습니다. 집권 사회당은 전체 의석의 과반을 차지했으니 당연히 우리가 승리한 것이다, 이런 입장입니다. 차베스 대통령도 지지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사회당이 확실한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국민들이 사회당에 등을 돌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야당 후보로 당선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씨의 말입니다.
//Machado in Spanish//
이대로 국회가 운영돼서는 안 된다는 걸 이번 선거를 통해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확인해줬다는 겁니다. 특히 베네수엘라가 공산주의로 나아가는 걸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마차도 씨는 주장했습니다.
문) 외신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까?
답) 집권 사회당이 당초 목표했던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야당에 패배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차베스의 승리를 막겠다는 목표에 야당이 바짝 다가갔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문) 전체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게 왜 중요한 건가요?
답) 국회가 주요 법안이나 고위 관리의 임명 동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회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지 못한 만큼 앞으로 야당이 반대하면 차베스 대통령 마음대로 국정운영을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차베스 대통령의 사회주의식 정책이 야당의 견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장 중소기업 국유화 법안이 새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국회에서 앞으로 여야의 대립이 첨예하게 펼쳐질 것 같군요. 지금까지 베네수엘라 총선 결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