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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한 달, 미국 측 시각


한국 해군의 초계함인 천안함이 서해에서 원인 모를 폭발과 함께 침몰한 지 한 달이 됐습니다. 천안함 사건은 현재 민군 합동조사단에 의해 정확한 침몰 원인에 대한 규명 작업이 진행 중인데요, 미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와 천안함 사건을 보는 미국의 시각을 알아봅니다.

문) 천안함이 침몰한 지 꼭 한 달이 됐는데요. 미국은 사건 초기에 천안함 침몰을 단순한 사고로 보는 듯한 견해를 밝혔지 않습니까? 사건 한 달이 지난 현재도 이런 견해에 변화가 없는지요.

답) 그렇습니다. 사건 초기에는 단순 침몰로 보는 듯한 발언이 나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건의 원인과 관련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 담당 차관보는 어제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이 북한 등 외부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어떤 추정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최종 결론을 지켜봐야 하며, 미국은 조사 결과 드러나는 증거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문) 사건 초기에 단순 침몰 사고로 보는 듯한 견해를 밝혔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번 사건이 `외부 폭발’로 인한 침몰 쪽으로 드러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현재 이 사건을 남북관계는 물론 6자회담 재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폭발성이 큰 사건으로 인식하는 분위기입니다.

문) 그렇다면, 사건 초기 미국 정부의 공식 반응이 어땠었는지 자세히 전해주시죠.

답)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북한의 개입을 배제한 채 단순한 침몰 사고로 보는 듯한 입장을 밝혔었습니다. 필립 크롤리 차관보는 지난 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침몰 원인과 관련해 “선체 자체 이외의 다른 원인을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은 같은 날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연설하면서, “이번 사고에 그 어떤 나라도 개입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특히 자신이 아는 한 “북한이 침몰의 원인이라고 믿거나 우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천안함 침몰 직후 한국에서는 이 사건과 북한을 연계하는 추측이 많았는데 미국이 이렇게 신중한 입장을 보인 이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가장 큰 요인은 한국 정부의 입장이었습니다. 침몰 사건 직후 한국의 청와대와 국방 당국은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사건 발생 며칠 뒤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었죠?

답)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천안함 사고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분에 걸친 전화통화에서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데 미국이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미국은 이후 사건 규명을 위해 전문가를 한국에 파견했죠?

답)네, 미국은 한국 국방 당국과 협의를 거쳐 토머스 에클리스 해군 준장을 단장으로 하는 전문가 8명을 한국에 파견했습니다. 또 이와 별도로 미 해군 소속 구조선인 ‘살보함’이 사건 초기부터 백령도 인근에 머물면서 천안함 인양 작전을 지원했습니다.

문)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미-북 간 양자회담은 물론 6자회담 재개도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아는데요?

답)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런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지금 같은 상황에서 6자회담을 열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스트로브 씨는 천안함 침몰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의 움직임도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조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6자회담 재개에 중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답)한국의 민군 합동조사단이 지난 25일 천안함이 ‘외부 폭발로 침몰했다’고 발표하자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CNN 방송’ 등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이 소식을 전하면서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북한 공격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끝으로, 천안함 침몰 사건이 언제, 어디서 일어났는지 다시 한번 설명해 주시죠.

답)네, 사건이 발생한 것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3월26일 오후 9시22분입니다. 당시 한국 해군 소속 1천2백t급 초계함인 천안함은 서해 백령도 근처에서 초계 활동 중이었는데, 갑자기 원인 불명의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이 폭발로 선체가 두 동강 나고 배가 침몰했습니다. 이 배에는 승조원 1백4명이 타고 있었는데 58명은 구조됐으나, 46명은 실종됐습니다. 이후 침몰됐던 함미와 함수가 차례로 인양되면서 실종된 46명 가운데 40 명의 시신이 수습됐지만 나머지 6 명은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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