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최근 미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반면, 백신 접종률은 둔화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건 당국자가 경고했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연방 판사가 ‘불법체류청년추방유예제도(DACA)’ 신규 신청 중단 판결을 내린 데 대해, 항소 계획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이어서,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전국 최초로 ‘보장 소득’ 제도를 도입하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몇 달 동안 미국 곳곳에서 꾸준히 감소하던 코로나 확진자 수가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확진 통계)에 우려한다”고 비벡 머시 의무총감이 18일 폭스뉴스 주간 시사 프로그램 ‘폭스뉴스 선데이(Fox News Sunday)’에 출연해 밝혔는데요.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미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증가 추세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지난 한 주 동안 신규 확진 사례가 약 70% 늘었다고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16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2만9천여 건이 보고되고 있는데요. 한 달 전에 비해 급격하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지난달 20일 하루 확진이 9천800여 건을 기록하면서, 1만 건 아래로 떨어졌었는데요. 그 뒤로 한달 동안 세 배가 된 겁니다.
진행자) 코로나가 한창 퍼져나가던 시점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하루 평균 확진 2만 9천여 건이면, 작년 4월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팬데믹 초기에 보던 수치가 집계되고 있는 건데요. 입원 환자 수도 늘고 있습니다. 전주보다 36% 증가한 통계를 월렌스키 CDC 국장이 지난주 브리핑에서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증가세로 돌아선 원인은 뭡니까?
기자) “백신 미접종자들 사이에서 팬데믹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월렌스키 CDC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미국 내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반면, 접종 완료자들의 지역 사회에서는 잘해나가고 있는 것을 본다”고 설명했는데요. ‘델타(Delta)’를 비롯한 변이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변이 바이러스가 문제인데, 주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코로나 관련 사망자 가운데 95% 이상이 백신 미접종자였다고 머시 의무총감이 18일 설명했는데요.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이후, 250일 이상 이런 추세가 계속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높은 수준의 보호를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18세 이상 인구에서 30%가 조금 넘는 비중이 한 차례도 백신을 맞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은 68.2%로, 19일 오전 현재 CDC 통계에 나타났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비율을 70%까지 올리자는 목표를 제시하고,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을 시점으로 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접종률 증가 추세가 더뎌지면서, 결국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는데요.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방 정부와 각 지역 당국이 ‘백신 복권’을 비롯해 다양한 장려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장려책까지 진행한다는 것은, 백신 물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접종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파악되고 있는데요. 첫째, 정치적인 이유입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반감과 의심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으려는 경우인데요. 실제로 공화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의 백신 접종률이 낮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주요 당국자들이 우려하고 있는데요. 백신에 관한 “(정치적) 분열을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백악관 최고 의학 고문을 맡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지난 11일 촉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백신을 맞는 것은 당파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지난달 2일 백악관에서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 두 번째 이유는 뭡니까?
기자) 백신을 불신하는 경우입니다. 효능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신체에 이상을 일으킨다고 보는 사람들인데요. 이 부분에 관해서는 ‘잘못된 정보’가 시중에 많이 유통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당국자들이 여러 차례 지적했습니다. 특히 인터넷 사회연결망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서 “사람들을 죽게 만들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말했는데요. “허위 정보가 사람들 사이에 범람하고 있다”고 머시 의무총감이 18일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허위 정보가 주로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 운영 업체인 ‘페이스북(Facebook)’ 측은 코로나 사태 관련 허위 정보 1천800만여 건을 삭제했다고 최근 밝혔는데요. 이 정도 조치는 “충분하지 않다”고 머시 의무총감이 18일 강조했습니다. 온라인 사업자들이 허위 정보 단속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말인데요. “대응 수준을 높이도록 (업체들에)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허위 정보 대응 수준을 어떻게 높이라는 말인가요?
기자) 검증 단계를 두는 방법이 있다고 머시 의무총감은 말했습니다. 같은 날(18일) ABC 주간 시사 프로그램 ‘디스위크(This Week)’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백신의 효율성 등에 관한 글을 쓸 때는 “게시 이전에 정보 출처를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인터넷 사회연결망 업체들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반발이 나왔습니다. 업체들의 잘못인 것처럼 “손가락질”하는 행위를 멈출 것을 페이스북 측이 촉구했는데요. “미국 내 페이스북 사용자 가운데 백신을 받아들이는 비율이 증가했다”고 가이 로즌 페이스북 부사장이 최근 관련 게시 글을 통해 밝혔습니다. “사용자의 85%가 백신을 맞았거나 맞을 의향이 있다”고 자체 조사 자료를 제시했는데요. 따라서, 정부의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가 페이스북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불법체류청년추방유예제도(DACA)’ 신규 신청 중단 판결에 대해, 정부가 불복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성명을 통해, 다카를 위법으로 판단한 전날(16일) 연방 법원 판결에 “실망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다카 수혜자들에게 영향은 없지만, (신규 신청을 희망하는) 수십만 젊은이들을 불확실한 미래로 내던진 것”이라고 비판했는데요. “법무부가 다카를 보전하고 강화하기 위해 이번 판결에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카는 진보와 보수 진영의 찬ㆍ반 의견이 팽팽히 대립해온 사안인데요. 앞으로 진행 과정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선, ‘다카’가 어떤 제도인가요?
기자) 말 그대로, 불법체류 청년들을 구제해주는 제도입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와서, 불체 상태가 된 경우가 많은데요. 이민법에 따라 추방 대상이 된 것을, 이 제도를 통해 유예해주는 겁니다. 지난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처음 시행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폐지를 시도하고 신규 신청 접수를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소송이 이어졌는데요. 작년 6월, 연방 대법원은 “행정부의 폐지 절차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다카 유지를 결정했습니다. 이후 신규 신청 접수가 재개됐는데요. 하지만 대법원이 “다카 프로그램 자체의 정당성은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혀, 법정 다툼 여지를 남겨뒀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온 판결을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행정부가 근거 입법 없이 다카를 시행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16일 앤드루 헤넌 텍사스주 소재 연방 지방법원 판사가 밝혔습니다. 정당한 허가 없이 미국에 들어온 이들의 추방을 대규모로 유예할 권한을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기존 수혜자들의 혜택은 유지하지만, 신규 신청은 중단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다카 수혜자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63만 6천여 명으로 지난해 말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서비스국(USCIS)이 집계했습니다. 그중에 16세부터 20세까지가 약 10만 명이고요. 21세부터 30세까지가 약 40만 명, 31세부터 38세까지가 10만 명 조금 넘는 것으로 별도 통계에 나타났습니다. 이민 사회에서는 해당자들을 ‘꿈꾸는 사람’, 드리머(Dreamer)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국에서 어릴 때 들어와 불법 체류 상태가 된 청년들인데, 주로 어느 나라 출신들인가요?
기자) 멕시코가 가장 많습니다. 약 51만 3천 명으로 작년 말 USCIS 통계에 나타났는데요. 전체 63만 6천여 명 중에 대다수를 차지하는 겁니다. 그다음은 엘살바도르가 약 2만5천 명으로 2위, 과테말라가 1만7천 명가량으로 3위인데요. 이어서 온두라스와 페루, 아르헨티나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10위권에서 한 나라만 빼고 모두 중남미 국가들입니다.
진행자) 중남미가 아닌데 10위권에 포함된 한 나라가 어디입니까?
기자) 한국입니다. 6위를 기록했는데요. 약 6천여 명이 다카 수혜자로 집계됐습니다. 이밖에 아시아권 국가인 필리핀이 11위에 올랐고요. 인도가 13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하도록 정부가 항소 입장을 밝혔는데, 사건 처리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다시 이 문제가 대법원까지 갈 것이라고 주요 매체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카가 존속될지 여부가 다시 판가름 날 텐데요. 지난해 6월과 달리, 현재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 6명 대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으로 보수 절대 우위 구도입니다. 보수 대법관 가운데 3명은 이미 다카 프로그램이 적법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적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 대법원으로 간다면 지난해와는 다른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보장 소득’ 제도를 도입한다고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진행하는 ‘보장 소득(guaranteed income)’ 계획 근거 법안(AB 153)이 지난 15일 주 의회에서 채택됐습니다. 찬성 64표 대 반대 0표로 하원을 통과했는데요. 상원에서도 찬성 36표 대 반대 0표로 가결됐습니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주 의회와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 측이 협력한 결과인데요. 주 정부 차원에서 주민의 일정 소득을 보장하는 첫 사례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 정부가 소득을 보장하는 거라면, 정기적으로 대상자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사용처에 제한을 두지 않는 돈을, 원하는 곳에 쓸 수 있도록 지급하는 건데요. 식료품이나 주거비용 등으로 용도를 한정한 여타 복지ㆍ정부 지원 사업들과는 확연히 성격이 다르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설명했습니다. 주 의회 측은 “기념비적인(monumental) 움직임”이라고 자평했는데요. “지난 몇 년에 걸쳐 지역 사회가 요구해온 정책인데, 비로소 의회가 뜻을 모아 결실을 보게 된 것”이라고 알렉산더 김 캘리포니아주 하원 커뮤니티 국장이 16일 VOA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캘리포니아 주민이면, 누구나 일정한 소득을 보장받는 겁니까?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대상이 한정돼 있는데요. 크게 두 집단입니다. 하나는 저소득 임산부들이고요. 다른 한쪽은 위탁 양육 가정(foster care)의 보호를 받다가 나이가 차서 독립하게 된 청년들입니다. 그러니까, 사회적 약자들에게 시행하는 정책인데요. “취약 계층의 자립을 도와, 주 전체 사회의 안정을 돕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김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몇 명이나, 그리고 얼마씩 이런 돈을 받게 되나요?
기자) 지급액이 얼마가 될지는 관계 법규에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주 정부가 각 지역 당국에 관련 예산을 배정하면, 곳곳마다 형편에 맞춰 액수를 결정하도록 했는데요. 1인당 월 최저 500달러에서 최고 1천 달러 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상자의 구체적인 인원은 앞으로 주 사회복지부가 결정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취약계층을 돕는 복지 정책의 일환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국가나 지역 당국이 전체 주민들에게 기본적인 생활비를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 소득(Universal Basic Income)’ 개념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이것과는 다른,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사회 안전망 강화’ 정책을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진행하는 겁니다. 이미 시청과 카운티 정부 단위에서는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미 관련 정책을 시행한 곳이 어디인가요?
기자) 캘리포니아주 소도시 스탁튼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2017년부터 시 차원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했고요. 성공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당시 스탁튼 시장이었던 마이클 텁스 씨는 현재,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정책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탁튼 시의 성공 사례가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시청이 지급하는 보장 소득이 “수급자들의 주거 임대료와 양육비 등을 담당”함으로써, 생활비 걱정 없이 “구직이나 전직 활동을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스탁튼 시 당국은 밝혔습니다. 지난 3월 관련 사회단체와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명시한 내용인데요. 1년 동안 수급 대상자였던 사람 가운데, 전업 일자리를 구한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납세자들의 돈이 전체 지역사회를 안정화하는 긍정적 효과”를 봤다고 적었는데요. 이런 효과에 주목하는 지역 당국이 늘면서, 최근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는 움직임이 미국 곳곳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제도를 도입하는 지역 당국이 어느 곳들입니까?
기자) 미국 제2의 도시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월 1천 달러에서 2천 달러 정도를 취약 계층에 지급할 계획입니다. 같은 캘리포니아주의 산타클래라 카운티에서는 이미 월 1천 달러가량 지급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데요. 이 밖에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 콜로라도 주도인 덴버, 워싱턴주 타코마, 그리고 플로리다주 게인스빌 등지에서 비슷한 제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가 이런 제도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자) “다음 단계는 연방 정부로 가는 것”이라고, 텁스 캘리포니아 주지사 정책 고문이 언론에 밝혔습니다. 민주당에서 이 사안을 연방 의회 안건으로 올리도록 하겠다는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공화당에서는 반대 기류가 강합니다. ‘저소득층의 정부 의존도를 높인다’는 이유를 들고 있는데요. 캘리포니아 주의회 표결을 앞두고도 반대 의견을 밝힌 공화당 의원들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