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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사들 '트럼프 사찰' 항의…의사당 습격 경범 유죄 인정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대표자들이 14일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과 비공개 면담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앞 오른쪽은 A. G. 설츠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대표자들이 14일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과 비공개 면담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앞 오른쪽은 A. G. 설츠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이 유력 언론사 대표들과 면담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벌어진 사찰 의혹에 관해,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 가담자 가운데 경범죄 유죄 인정 사례가 나왔습니다. 이어서 대법원이 하버드대 입학 사정 ‘아시아계 차별’ 관련 사건에 관해, 행정부에 의견을 요구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갈랜드 법무장관이 주요 언론사 대표들을 만났군요?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CNN의 대표자들이 14일 워싱턴 D.C. 시내 법무부 청사에서 메릭 갈랜드 장관과 회동했습니다. 법무부 쪽에서 장관과 실무 담당자들이 나왔고요. 각 언론사에서 발행인과 보좌진, 법률 자문 등이 참석해 90여 분 동안 비공개로 면담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법무부가 해당 언론사 기자들을 사찰한 의혹이 주제였습니다.

진행자) 비공개 면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다고 합니까?

기자) 갈랜드 장관이 통신 기록 등 조사에 관한 “기준을 강화할 필요에 동의”했다고 법무부 측이 이날(13일) 오후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법무부 측은 아울러, 언론인들은 사찰의 표적이나 목적이 아니었다고 갈랜드 장관이 분명하게 해명했다고 덧붙였는데요. 전반적으로 “생산적인 만남”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언론사 쪽에서는 뭐라고 하나요?

기자) 사찰 사태를 강하게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일어난 위기 상황이 해당 매체들에 어떤 의미인지를 법무부에 직설적으로 이야기했다”고 언론사 측 대변인 역할을 맡은 브루스 브라운 ‘언론자유를 위한 기자협회(Reporters Committee for Freedom of the Press)’ 사무국장이 취재진에 설명했는데요. 이어서, 갈랜드 장관과의 대화에 만족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회동에서 청취한 사항들에 관해 참석자들이 매우 고무됐다”고 브라운 사무국장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게 어떤 사건에 관한 이야기인지, 구체적으로 되짚어 보죠.

기자) 트럼프 행정부 당시 법무부가 유력 언론사 소속 기자들과 민주당 정치인 등을 ‘뒷조사’했다는 의혹입니다. 지난달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통해, 소속 기자들의 전화 통화 기록 등을 사찰당한 사실이 처음 알려졌는데요. 이어서, 뉴욕타임스와 CNN 기자들을 상대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언론사들은 ‘언론자유에 관한 심각한 침해’가 전임 행정부에서 벌어졌던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일이 어떤 방법으로 벌어졌던 겁니까?

기자) 언론인들의 경우, 직장과 자택 유선 전화, 그리고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법무부가 들여다본 걸로 확인됐고요. 정치인들의 경우, 법무부가 전자 기기 업체 ‘애플(Apple)’에 ‘메타데이터(metadata)’ 등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낸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메타데이터를 들여다보면, 해당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누구와 통화했는지, 어떤 걸 검색했는지, 어떤 정보를 주고받았는지를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애플’ 측의 입장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 사건에 관해 짤막한 설명 자료를 냈습니다.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 소환장이 “2018년 2월 6일 발행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전화번호 73개, 이메일 주소 36개에 관한 기록을 요구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조사 대상자가 수십 명에 이를 수 있다고 확인한 건데요. 해당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 주인들에게는 조사에 관해 통보하지 않도록 ‘비밀 유지 명령’이 소환장에 첨부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명령은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갱신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당시 법무부 장관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반응은 나왔나요?

기자) 양쪽 모두 공식 반응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공화당 측에서 이 사건과 관련한 흐름을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민주당이 “정치적 동기에 따른 조사”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주장했습니다. 특히 전직 법무장관들을 증언대에 세우려는 “마녀사냥이 조직되는 중”이라고 매코넬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발언 때문입니다. 윌리엄 바 전 장관과 제스 세션스 전 장관 등 당시 법무장관들을 의회에 불러, 심층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난 13일 CNN 주간 시사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에 출연해서 말했는데요.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 일은 (워터게이트 사태로 하야한) 리처드 닉슨(전 대통령)보다 훨씬 더 나갔다”고 펠로시 의장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 당시 법무부가 왜 이런 일을 벌였던 건가요?

기자) ‘러시아 추문’에 관한 기밀 정보 유출을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추문’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 진영이 러시아 당국과 유착해서 당선에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인데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민주당 주도로 의회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도 활동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법무부가 통신 기록 등을 조사한 인물은 민주당 소속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 에릭 스월웰 의원 등이 확인됐고요.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했던 돈 맥갠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연방의사당에 난입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연방의사당에 난입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에 관해, 유죄 인정 사례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지난 1월 6일 연방 의사당 습격 사태에 가담한 버지니아주 출신 부부가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경범죄로 처리돼, 최고 징역 6개월 형까지 받을 수 있는데요. 이 사건과 관련한, 첫 번째 경범죄 유죄 인정 사례입니다. 향후 비슷한 수준 가담자들의 사법 처리에 기준이 될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죄 인정’이라는 게 무슨 뜻입니까?

기자) 형사 피고인이 유죄를 스스로 인정하면, 정상을 참작해 구형량을 줄여주는 제도입니다. 영어로 흔히 ‘플리 바게닝(plea bargaining)’이라고 하는데요. 피고와 검찰이 합의한 내용을 재판부에 제출하면, 대게 그대로 선고가 됩니다. 이번에 합의한 버지니아주 출신 부부는 6개월 형 외에, 의사당 기물 파손 등에 대한 배상금 500달러를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습격 사건이 어떤 일이었는지 되짚어보죠.

기자) 지난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에 난입해, 대선 결과 인증을 방해한 사건입니다. 당시 의사당에서는 상ㆍ하원 합동회의를 통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당선인으로 선포하는 절차를 밟고 있었는데요. 갑작스러운 시위대 습격으로 의원들이 전원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고요. 경찰관을 비롯한 다섯 명이 목숨을 잃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의사당 경계망이 난입에 뚫린, 근대 미국 역사에서 유례없는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유죄를 인정한 부부는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법규를 적용받은 겁니까?

기자) 조슈아 버스틀 씨와 제시카 버스틀 씨 부부입니다. 워싱턴 D.C.에 가까운 버지니아주 북부 브리스토우에 사는 사람들인데요. 사건 가담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것으로 조사 과정에서 파악됐습니다. 따라서 시위 제한에 관한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는데요. 사전 승인 없이 연방 의사당 내부에서 “행진하거나, 시위하거나, 손팻말(피켓)을 드는” 행위를 관련 법규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해당 부부는 의사당 난입을 주도한 게 아니라, 단순 가담한 걸로 조사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는 입건 대상자 수를 500명 선으로 잡았는데요. 버스틀 씨 부부 같은 단순 가담 사례가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주요 언론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건 주도자 가운데서는 이미 유죄 인정 사례가 두 차례 나왔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습격 사건 주도자의 유죄 인정 사례,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죠.

기자) 먼저, 극렬 보수 활동가인 존 섀퍼 씨입니다. 극우 단체 ‘오스키퍼스(Oath Keepers)’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인데요. 대선 인증 절차를 방해한 사유를 적용받아, 중범죄 혐의 2건에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검찰 측은 이 같은 유죄 인정을 바탕으로, 최저 3년 6개월에서 최고 4년 6개월 징역을 구형했는데요. 앞으로 법원이 최종 형량을 선고하게 됩니다. 그다음 유죄 인정 사례는 플로리다주 출신 폴 앨러드 홋킨스 씨인데요. 최저 15개월에서 최고 21개월 징역이 구형됐습니다.

미국 메사추세츠 캠브리지의 하버드 경영대학원.
미국 메사추세츠 캠브리지의 하버드 경영대학원.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하버드에 대한 ‘아시아계 차별’ 소송이 주목받고 있군요?

기자) 네. 미국 최고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가 학부생들을 뽑는 과정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데 대한 소송이 오랫동안 진행됐는데요. 이에 관한 상고 심리를 진행할지 여부에 관한 의견을 제출해 줄 것을 대법원 측이 14일 조 바이든 행정부에 요구했습니다. 몇 년째 끌어온 소송이 이제 대법원의 시야에 들어갔는데요. 정부가 어떤 쪽으로 의견을 낼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건에 관한 의견을 요구하는 건지 먼저 짚어보죠.

기자) 이른바 ‘소수집단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에 반발하는 소송입니다. 이 정책은 주로 흑인이나 중남미계 지원자들을 배려해서, 고등 교육기관 내에 인종적 다양성을 증진하는 게 목적인데요. 하버드 외에 미국 각지 유명 대학들이 입학 사정에 적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 때문에, 또 다른 소수인종 집단인 아시아계 지원자들이 차별받아왔다는 주장이 시민사회 일각에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흑인과 중남미계가 하버드 입학에 이익을 보는 동안, 아시아계는 불이익을 받았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소송을 주도한 단체는 ‘공정한 입학을 바라는 학생들(SSFA: 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이라는 곳인데요. 정책연구기관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에드워드 블룸 방문연구원이 설립한 단체입니다. 블룸 연구원은 보수 법률가로서, ‘소수집단 우대정책’ 반대 운동에 오랫동안 주력해온 인물인데요. 지난 2014년 하버드를 제소했습니다.

진행자) 제소한 근거는 뭡니까?

기자) 하버드가 연방 민권법 제6조를 어겼다고 원고 측은 주장했습니다. 지난 1964년 제정된 민권법은 미국 사회 각 분야에서 인종이나 피부색, 출신 국가 같은 요인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인데요. 하버드의 ‘소수집단 우대정책’이 아시아계 지원자들을 차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명백하다고 원고 측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계 지원자가 차별받은 증거는 뭔가요?

기자) 실력만큼 합격자 수가 많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아시아계 지원자들을 일일이 면담하고 자료를 검토했다고 원고 측은 밝혔는데요. 입학 사정 핵심요소인 학업성적과 입학시험 점수만 고려하면 아시아계 학생 비율은 43%까지 오르는데, 실제는 18% 정도에 머물렀다고 소장에 적었습니다. 하버드 측이 아시아계 입학 지원자들의 ‘개인적 특성 점수’를 낮게 매겨, 입학 기회를 축소한 결과라고 설명했는데요. 인종과 출신 배경, 가정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항목이 ‘개인적 특성 점수’입니다.

진행자) 원고 측이 그런 이유로 2014년에 하버드를 제소한 뒤, 지금까지 어떤 판결이 나왔나요?

기자) 원고 패소 판결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2019년 1심 법원은 “하버드대 입학 사정이 완벽하지는 않다”면서도 “실행 가능한 중립적인 대안이 없다"며 대학 측 손을 들어줬는데요. 하버드의 조치가 의도적 인종 차별이 아니라고 본 겁니다. 2심 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작년 11월 보스턴 제1 연방 항소법원 재판부는 원고 패소로 결정한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이번에 행정부의 의견을 물은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원고 측에 유리한 정황으로 로이터통신이 해설했습니다. 대법관 아홉 명 가운데, 상고 이유를 소상히 들어보려고 하는 인원이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단순히 상고를 거부하려면, 굳이 행정부의 의견을 물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원고 측은 이 소식을 적극 환영하고 있습니다. “희망적인 태도를 유지하겠다”고 이날(14일) 성명을 통해 밝혔는데요.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의견을 내든, 대법관들이 우리 사건을 들여다보고 결국 소수집단 우대정책을 끝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진행자) 하버드 측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하버드 측은 대법원의 움직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한편, 지난 2016년에도 비슷한 소송이 대법원까지 올라간 적이 있는데요. 텍사스대학교에 지원했다가 소수집단 우대정책 때문에 떨어졌다고 주장한 백인 학생이 블룸 연구원의 지원으로 낸 소송이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대학 측 손을 들어줬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행정부에서 누가 대법원에 의견을 내는 겁니까?

기자) 담당 기관은 법무부입니다. 송무 담당 차관 명의로 의견서를 작성하게 되는데요. 정부의 의견과 대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나오든, 원고 측은 다른 대학들을 상대로도 비슷한 소송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로이터 통신 분석처럼, 원고 측에 유리한 상황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대법관들의 이념 균형이 ‘보수 6대 진보 3’으로, 보수 쪽에 크게 치우친 뒤 이 사건을 다루기 때문인데요. 보수 법조계에서는 소수집단 우대정책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에, 상고를 진행해서 기존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까지 일부 매체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종 결정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CNN 방송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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