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25일에 열린 민주당 대선주자 10차 토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공격이 집중됐습니다. 약 5년 전 흑인교회에 총기를 난사해 사형을 언도받은 딜런 루프가 단식투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방대법원이 남부국경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멕시코인의 가족이 미국 국경경비대원을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없다고 판결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민주당 대선주자 10차 토론이 열렸군요?
기자) 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 나가길 바라는,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열 번째 텔레비전 토론이 2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진행됐습니다. CBS 뉴스 주관으로, 총 7명이 참가했는데요. 앞선 아홉 차례 토론 보다 전선이 명료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전선이 명료해졌다는 건, 무슨 말인가요?
기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상대로, 나머지 예비후보 6명의 공격이 집중됐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현재 예비선거 종합 순위 선두인데요. 상원에서 오랜 동료로 활동하면서, 진보 정책에 공감해왔던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도, 이날(25일)은 적극적으로 샌더스 의원 비판에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이 어떤 점을 공격 받았습니까?
기자)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째, 본선 경쟁력이 없다는 부분입니다. 민주당 후보가 되더라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없다는 주장이 이어졌고요. 둘째, 최근 러시아의 ‘대선 개입설’에 샌더스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 점도 논쟁거리였습니다.
진행자) ‘본선 경쟁력’이 없다는 부분부터 짚어보죠.
기자) 종합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이 부분 공격에 앞장섰는데요. “(샌더스 의원이 대통령 후보가 되면) 어떤 문제가 추가되는지 정확하게 말해주겠다”고 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의 임기가 4년 연장되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내줄 우려도 생기고, 상원 대다수 의석까지 빼앗길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이 후보가 되면, 대선에서도 지고, 상ㆍ하원 선거에도 나쁜 영향을 줄 거라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샌더스 의원의 강경 진보 성향 때문에, 중도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을 거라고 워런 의원이 말했는데요. “내가 버니(샌더스 의원)보다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진보적인 의제와 정책을 효율적으로 설득하고 집행하려면, 좀 더 온건한(moderate) 태도와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워런 의원은 그 방면에서, 샌더스 의원이 너무 과격하기 때문에, 자신이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이 ‘강경 진보 성향’이라고 공격받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주요 공약들이, 현 상황에서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극단적인 진보 의제라는 지적을 받고있습니다. 정부 주도 건강 보험을 전면 시행한다든가, 최저 임금을 대폭 올리고, 대학 등록금을 무료로 만드는 내용들인데요. 공화당 쪽에서 ‘사회주의적 정책’이라고 공격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이 공격 받은 또 다른 지점, ‘러시아 대선 개입설’은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러시아 당국이 지난 2016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고 다방면으로 활동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내용의 정보기관 비공개 브리핑이 최근 알려졌는데요. 러시아가 이런 활동을 하는 목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백악관 측은 그런 정보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가 샌더스 의원을 지원하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이날(25일) 토론에서 이 부분에 공세가 집중된 겁니다.
진행자) 당사자인 샌더스 의원은 뭐라고 했나요?
기자) 이번 대선에 개입하지 말 것을 러시아 당국에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미합중국 대통령이 되면, 당신은 미국 선거에 더 이상 관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공개 언급한 겁니다.
진행자) 이밖에 이번 토론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나요?
기자)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이전 사업, 그리고 북한 비핵화 같은 국제 문제도 이야기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세계적인 긴급 현안으로 떠오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대책도 토론 주제였는데요. “이 문제는 너무 심각한 사안이라, 정치를 떠나서, 미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고 싶다”는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의 말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일을 너무 가볍게 다루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시급히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했는데요. 아울러 우방국들과 협력해, 미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사태를 사전 예방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대책에 관해, 다른 예비후보들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연방 정부를 이끌어 ‘에볼라(Ebola)’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방역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부통령으로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미국 내에 확산하는 것을 막아냈다는 이야기인데요. 당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립보건원(NIH) 등 관계 당국 예산을 크게 늘렸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모두 삭감하거나, 삭감을 시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토론에,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샌더스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잘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번 토론 주관방송사인 CBS가, 시청자들을 상대로 “누가 인상 깊었냐”는 설문을 실시했는데요. 샌더스 의원이 45%로 1위, 바이든 전 부통령이 43%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선두주자로서, 공격을 잘 방어해냈다고 시청자들이 판단한 것이고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국정 경험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이전에 없던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 다음 순위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복수 응답이 가능한 설문이었는데요. 워런 의원이 40%로 3위, 부티지지 전 시장이 38%로 4위입니다. 클로버샤 의원은 31%로 5위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네바다주 토론에서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이번에도 25%에 그쳐 6위에 머물렀습니다. 마지막 7위는 24%를 기록한, 자산가 출신 환경운동가 톰 스타이어 예비후보입니다.
진행자) 앞으로 민주당 예비선거 일정, 어떻게 됩니까?
기자) 오는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전역에서 프라이머리(primaryㆍ일반투표)를 진행합니다. 지금까지 세 차례 예비선거를 통틀어 종합순위 1위인 샌더스 의원은, 이번에도 이겨서 승기를 굳혀간다는 전략인데요. 흑인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흑인 지지세가 가장 강하다고 자신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 현지 여론은 어떤가요?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의 기대와 달리, 흑인사회의 민심이 샌더스 의원에게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에 의뢰해 실시한 현지 설문 결과를 25일 공개했는데요. 흑인 응답자 26%가 샌더스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3%에 머물렀는데요. 샌더스 의원은 이전 조사에서 19%였다가 크게 높아졌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33%였다가 대폭 하락했습니다.
진행자) 전체 유권자들의 민심은 어떻습니까?
기자) 샌더스 의원이 26%로 1위입니다. 2위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15% 동률인데요. 이어서 워런 의원과 부티지지 전 시장이 각각 10%로 공동 4위고요. 클로버샤 의원은 3%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설문은 민주당이나 무소속 등록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총기 난사를 벌였던 사형수가 단식 투쟁을 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 총기를 난사했던, 사형수 딜런 루프가 이달 들어 단식 투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프는 현재 인디애나주 연방 교도소에 수감중인데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편지를 언론사에 보내서, 단식 사실을 알렸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겁니까?
기자) 교도소 직원들이 자신을 목표물 삼아 괴롭히고 있다고, 지난 13일 AP 통신에 발송한 편지에 적었습니다. AP 측은 이같은 내용을 26일 공개했는데요. “이유 없는 언어폭력과 괴롭힘” 때문에 “가혹한” 처우가 계속되고 있다고 루프는 이 편지에서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편지를 보낸 시점이 약 2주 전인데, 지금도 단식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지금은 단식을 중단한 상태라고, 이 문제를 잘 아는 소식통이 AP 통신에 설명했습니다. 또한 앞서 얼마나 단식을 지속했는지, 의료진의 관여가 필요한 상태인지,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이 소식통은 공개 발언을 할 수 없는 입장이라, 익명으로 상황을 전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사형수 루프가 보낸 편지에, 그밖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며칠째” 단식이 진행중이라고 13일 자 편지에 적었는데요. 사흘 뒤인 16일, 후속 편지를 보냈습니다. 교도소 측이 강제로 주사제를 투입한 뒤, 의식을 잃어서 단식 투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는데요. 단식을 더 길게 진행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루프가 편지에 적은 단식 투쟁에 대해, 당국이 공식 확인했습니까?
기자) 연방 교정국(BOP)은 공식 언급을 거부했습니다. 재소자의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AP통신에 밝혔는데요. 루프의 변호인 측은 이번 일을 합리적으로 풀기 위해, BOP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루프가 벌인 총기 난사 사건이 어떤 일이었는지, 다시 짚어보죠.
기자) 지난 2015년 성경 공부가 진행중이던 흑인교회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9명이 숨졌는데요. 범인 루프는 ‘백인우월주의자’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따라 사법당국은, 이 사건을 ‘혐오범죄(hate crime)’으로 다뤘는데요. 루프는 재판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면서 전혀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담당 재판부는 지난 2017년 최종 공판에서 루프에게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루프의 사형이 언제 집행됩니까?
기자) 형 집행 일자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변호인 측은 지난달, 루프가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사형은 부당하다는 문건을 연방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멕시코와 접한 미국 남부 국경에서 가끔 총격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와 관련해 25일 연방 대법원에서 눈길을 끄는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지난 2010년 텍사스주 국경에서 국경경비대원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세르지오 에르난데스 군의 부모가 총을 쏜 경비대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연방 대법원이 25일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군이 10년 전에 어떻게 총에 맞았습니까?
기자) 네. 당시 15세였던 에르난데스 군은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와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를 가르는 배수로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미국 쪽으로 넘어가 국경 펜스를 건드리고 돌아오는 놀이를 했다고 하는데요. 그러자 근처에 있던 국경경비대원 헤수스 메사 씨가 이들을 잡으려 했고, 이 과정에서 멕시코 쪽으로 넘어간 에르난데스 씨에게 총을 쐈습니다.
진행자) 메사 씨가 총을 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메사 씨는 에르난데스 군이 자기에게 돌을 던져서 자신을 지키려고 총을 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난데스 군 부모가 미국 법원에 소송을 낸 이유는 뭡니까?
기자) 아들이 사망함으로써 생긴 재정적 피해를 배상하라면서 메사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원고 측은 메사 씨가 정당하지 않은 공권력 사용을 금지한 수정헌법 4조와 적법한 절차를 보장한 수정헌법 5조를 어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원이 소송을 허용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다수 의견을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냈는데요. 얼리토 대법관은 이 문제가 외교,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어서 대법원이 아니라 연방 의회가 소송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대법관이 모두 9명인데, 어떤 의견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성향대로 정확하게 의견이 갈렸습니다. 보수파 대법관 5명은 모두 다수 의견을, 그리고 진보파 대법관 4명은 모두 소수 의견을 냈습니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미국 안에서 일어나는 비슷한 사건과 관련해서 이제 연방 법원에 소송을 낼 수 없게 됐습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원이 과거에도 비슷한 사안을 다룬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1971년에 연방 대법원은 관련 법 조항이 없어도 잘못된 행동을 한 관리를 상대로 개인이 피해배상 소송을 내는 것을 허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판결은 당시 판례와 엇갈리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번 건은 당시 사건과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다수 의견을 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1971년 판결을 법원이 뒤집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