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향후 ‘테이퍼링’ 논의 시작 가능성이 처음으로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FOMC 의사록에서 향후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사상식 ABC’ 오늘은 ‘테이퍼링’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테이퍼링(tapering)’은 정부가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취했던 ‘양적 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양적 완화’는 중앙은행이 시장에 돈을 공급해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를 부양시키는 정책을 뜻합니다.
그런데 양적 완화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면 이렇게 정부는 출구 전략 가운데 하나로 테이퍼링을 실시합니다.
영어로 ‘taper’는 ‘폭이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뜻인데요. 테이퍼링은 ‘양적 완화’ 정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즉 수도꼭지를 천천히 조금씩 잠그듯 정부가 시장에 푸는 돈의 규모를 서서히 줄여 간다는 것입니다.
가장 최근에 볼 수 있었던 테이퍼링 사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들 수 있습니다.
당시 국제 금융위기 직후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과 실물경제가 곤두박질했습니다.
그러자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대대적으로 내렸고, 더 나아가 자산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 완화 조처를 단행했습니다.
이 덕에 미국 경제는 다시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돈을 너무 많이 풀어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를까 걱정이었습니다. 또 이걸 막기 위해 급하게 금리를 올리는 것이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미리 시중에 풀었던 돈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연준은 이렇게 테이퍼링을 시작해 천천히 돈 풀기를 줄였고, 나중에 결국 금리를 올렸습니다.
그래서 테이퍼링은 금리 인상 전 신호로 여기기도 합니다.
미국의 테이퍼링은 신흥국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테이퍼링으로 달러가 강해지면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해 이른바 ‘신흥국 쇼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적 완화를 통해 전 세계에 풀린 달러가 테이퍼링으로 다시 회수되면서 미국 금리가 오르면 그 결과, 신흥국에 투자했던 외국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증시와 환율이 요동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테이퍼링이 세계 경제에 나쁜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이 양적 완화를 축소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경제가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이며 미국 금융정책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네. ‘시사상식 ABC’, 오늘은 ‘테이퍼링’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