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에 치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확실시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맞붙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민주, 공화 두 당 후보 외에 제3당 후보도 역시 대선 투표지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대선에서 이런 3당 후보는 긴 역사가 있는데요. ‘미국 대선 ABC’, 오늘은 ‘제3당 대선 후보’ 네 번째 시간으로 1992년과 1996년 대선에서 눈길을 끈 로스 페로 후보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는 현직 대통령인 공화당의 조지 H.W. 부시 후보와 아칸소 주지사인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가 맞붙었습니다.
그런데 이해 대선에서 두 후보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은 후보는 바로 무소속 로스 페로 후보였습니다.
텍사스 출생으로 이곳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억만장자였던 로스 페로는 1992년 돌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페로 후보는 공화당과 민주당에 식상해 하는 많은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기존 정치권과 자신을 구별한 그는 연방 정부 균형재정과 선거자금법 개혁, 그리고 일자리 외주화 중단 등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페로 후보는 특히 사비를 들여 30분짜리 TV 광고인 ‘인포머셜(해설식 광고)’을 만들어 방영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권자들 시선을 끈 페로 후보는 이해 6월 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공화당 후보와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지지율 1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LW-Presidential Election ABC ACT 2 NEWS // [녹취: 페로 후보 사퇴 관련 뉴스]
그런데 그는 7월 들어 갑자기 대선 출마를 접는다고 선언해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가 상승세를 보이는 상태에서 자신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훗날 페로 후보는 당시 부시 후보 진영이 자기 딸의 성 정체성에 관한 소문을 퍼뜨리고 그녀의 결혼식을 방해할 것이라고 믿어 후보에서 사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선을 몇 주 앞둔 이해 10월 다시 선거운동에 복귀했습니다.
//LW-Presidential Election ABC ACT 3 PEROT// [녹취: 페로 후보 토론회 발언]
사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페로 후보는 결국 이해 대선에서 거의 19%를 득표하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1912년 대선에서 진보당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후보 이래 3당 후보로 대선 일반투표에서 이렇게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은 페로 후보가 처음이었습니다.
무소속 페로 후보가 선전한 이해 대선은 결국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LW-Presidential Election ABC ACT 4 NEWS// [녹취: 페로 후보 관련 VOA뉴스]
1992년 대선에서 낙선한 페로 후보는 1996년 대선에 또 나왔습니다. 전해 자신이 만든 개혁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8.40% 득표에 그치며 재선에 나섰던 클린턴 대통령에게 패했습니다.
페로 후보는 이후 2012년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고, 지난 2019년에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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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2020 미국 대선 특집, ‘미국 대선 ABC’, 오늘은 ‘3당 대선 후보’ 네 번째 시간으로 지난 1992년, 1996년 대선에 출마한 로스 페로 후보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