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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 "애틀랜타 총격은 비극...폭력 용납할 수 없어"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마사지 업소에서 연쇄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마사지 업소에서 연쇄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으로 한국계 등 8명이 숨졌습니다.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의원들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아시아계 미국인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7일 한국계 4명을 포함해 8명의 사망자를 낸 애틀랜타 연쇄 총격사건에 깊은 애도를 나타내며 폭력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범행 동기가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연대를 밝히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부통령] “Knowing the increasing level of hate crime against our Asian-American brothers and sisters we also want to speak out in solidarity with them and acknowledge that none of us should ever be silent in the face of any form of hate.”

해리스 부통령은 “아시아계 형제 자매들에 대한 증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과 연대해 목소리를 내고 싶고, 그 누구도 어떤 종류의 증오에도 침묵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도 17일 애틀랜타 연쇄총격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연방수사국(FBI)이 본격 수사에 합류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에서 21살 남성 로버트 애런 롱이 3곳의 마사지숍과 스파에 총격을 가해 한국계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습니다.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의 제이 베이커 경찰 대변인은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공격”인지 묻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기자] “Are you all investigating that this may be an attack against Asian Americans?”

[녹취: 베이커 대변인] “Well, nothing’s going to be ruled out. We’re conducting a homicide, a multiple homicide investigation..”

다만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간주할 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17일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먼저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큰 충격을 받은 한인사회 모두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We will stand up for the right of our fellow Americans and Korean Americans to be safe, to be treated with dignity and respect.”

한미 2+2 회담을 위해 서울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아메리칸센터코리아(ACK)에서 주한미국대사관 직원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한미 2+2 회담을 위해 서울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아메리칸센터코리아(ACK)에서 주한미국대사관 직원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인들과 한국계 미국인들이 안전하고 존엄과 존중을 지킬 수 있도록 그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제프 마클리 상원의원,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 테드 리우 하원의원도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관련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이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한국계인 매릴린 스트릭랜드 하원의원은 증오범죄 혐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이날 의회 발언을 통해 “우리가 이 사건의 동기를 경제적 불안이나 성 중독으로 변명하거나 다시 이름 붙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트릭랜드 의원] “We must stop making excuses or rebranding it as economic anxiety or sexual addiction. As a woman who is black and Korean, I’m acutely aware of how it feels to be erased or ignored and how the default position when violence is committed against people of color or women is to defer from confronting the hate that is often the motivation.”

스트릭랜드 의원은 “흑인이자 한국계로서 존재가 사라지거나 무시당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한국계인 앤디 김 하원의원은 “조직적인 인종차별주의가 깊다”며 의회, 행정부가 나서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증오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은 이번 사건을 용납할 수 없다며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더 심화됐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증오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작년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150% 급증”

지난해 미국 내 16개 대도시들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1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가 최근 VOA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뉴욕, 클리블랜드,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16개 도시들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122건으로 전년에 비해 150% 증가했습니다.

아울러 민간단체인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Stop AAPI Hate)가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미국에 확산된 직후인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 내 3천795건의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주디 추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난 달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급증에 대한 화상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추 의원] “Donald Trump and Republicans doubled down on using slurs like Wuhan virus, China plague and Kung flu. And that tactic succeeded in promoting stigma that directed people’s anger at Asian Americans.”

주디 추 민주당 하원의원.
주디 추 민주당 하원의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우한 바이러스’, ‘중국 전염병’, ‘쿵플루’와 같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사용해 미국인들의 분노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로 집중됐다”고 추 의원은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하원 블랙코커스(CBC), 히스패닉 코커스(CHC), 아시아태평양코커스(CAPAC) 의원들은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셸 박 스틸 의원과 그레이스 맹 의원은 지난 달 각각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규탄”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국민 연설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를 규탄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Vicious hate crimes against Asian Americans who have been attacked, harassed, blamed, and scapegoated... It’s wrong, it’s un-American, and it must stop.”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에 대한 범죄는 “잘못됐으며, 미국답지 않고, 중단돼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1월에 “미국 내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계에 대한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증, 편협성을 비난하고 방지하기 위한 각서”에 서명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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