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탈북자들이 바라본 북한의 올림픽 선전

런던 올림픽 남자 역도 62kg에서 우승한 북한 김은국 선수.

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의 뛰어난 성과가 전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장양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2012 영국 런던올림픽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킨 북한 올림픽 대표팀.

대회 시작부터 여자 유도 52kg 안금애 선수, 그리고 역도 엄윤철과 김은국이 세계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따 내 주목을 받았는데요. 북한 당국은 물론 메달을 딴 선수와 현지 북한 취재팀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안금애 선수/ 북한 취재진] “ 제 30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소식은 나라에 기쁨이 되고 있습니다. /조국에 기쁨을 드렸다고 생각하니까 그 만큼 큰 기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 글쎄 경사났다니까.”

미국과 한국 언론들을 비롯한 세계 주요 언론들은 북한 선수들의 경기 상황을 자세히 전하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미국과 한국 내 탈북자들 역시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꼼꼼히 챙기고 있습니다. 2008년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데이비드 신 씨 입니다.

[녹취:탈북자 데이비드 신] “소식 듣고 너무 놀랐어요. 금메달도 가지고 좋더라구요. 사는 게 힘들고 그런 속에서도 인재가 나올수 있다는 게 놀랍죠. 조선사람인 게 자랑스럽고요. “

북한 경찰 출신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김은호 씨.

[녹취:탈북자 김은호] “예전부터 북한은 국방체육이라고 해서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성적이 좋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국문학 교수였던 탈북자 이숙 씨.

[녹취:탈북자 이숙] “금메달 보고 야! 세계적인 이름을 날린다. 앞으로 북한 사람들도 국제무대에 참여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긍지감을 느꼈습니다.”

한국 내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도 같은 마음입니다.

[녹취:안찬일] “남한 선수들이 메달을 따면 기쁩니다. 그런데 북한 선수들이 메달을 따면 울컥합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국제무대에 나와서 얼마나 노력했겠는가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선수들의 올림픽 경기에 탈북자들 모두가 응원을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브라이언 씨와 조진혜 씹니다.

[녹취:브라이언] “솔직히 전혀 감동이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이용은 되겠지만 본인들에게는 뭐가 차려질지 궁금합니다. 북한팀이 먼저 입장 했잖아요. 근데 되게 챙피한 느낌을 받았어요. 나도 모르게.”

[녹취:조진혜] “이겼다니까 참 다행인데, 참가할 돈 있으면 배급이나 주지 하면서 스치고 지나갔어요. 수백만이 수십만이 죽고 있는데 저는 기쁜 마음이 없어요.”

그런가 하면 안찬일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또 다른 시각으로 관전하고 있는데요.

[녹취:안찬일] “메달 딴 선수들에게 인센티브를 준다는 소식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메달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북한의 존재를 알린다는 지도부의 인식 하에 세계 발전에 보조를 맞추려고 하는 노력과 일맥상통 하는 것으로 봅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최고의 기록을 세우고 있는 북한 대표팀,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탈북자들의 서로 다른 표정.

탈북자들은 북한 체제는 등졌어도 투혼을 쏟고 있는 선수들에게 한 목소리로 조용한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녹취:신무림 외 2명] “조선 사람으로서 선수들이 힘내서 좋은 성적 가졌으면 좋겠어요. 바깥세상 모르고 맹목적으로 뛰는 것이 불쌍하기도 하구요. 아무튼 좋은 성적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북한 선수들 힘내시고 북한이 늘 낙후한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도 체육에서 발전된 나라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경기에 임한다고 생각하고 좋은 성적을 바라겠습니다.”

미국의 소리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