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용등급 상승...'북한 리스크 감소'

  • 최원기

14일 한국 서울의 한 외환 거래 딜러. (자료 사진)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 (S&P)가 최근 한국의 신용등급을 A+로 상향조정했습니다. ‘북한 리스크’가 감소됐다는 게 이유인데요, 신용등급이 무엇이고, 또 ‘북한 리스크’란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진행자)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라면 세계적인 신용평가 기관인데요, 이 회사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게 지난 주였죠?

기자) 네, 지난 14일입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 (S&P)는 이날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올렸는데요, ‘북한 리스크’가 다소 해소된 것을 주요 이유로 꼽았습니다. 여기서S&P의 국가신용평가위원회 존 체임버스 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S&P 존 체임버스 국장] “ STANDARD&POOS RAISED…"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로 올렸는데 이는 한국경제에 상당히 좋은 소식이라는 겁니다. 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것은 2005년 이래 7년만에 처음입니다

진행자) ’신용등급’, ‘북한 리스크’ 모두 어려운 말인데요. 하나씩 짚어 볼까요. 먼저, 신용등급이 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네, 신용등급은 한마디로 ‘신용 성적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돈을 딴 사람에게 꿔줄 때 그 사람이 신용이 있는 사람인지 여부를 살펴보는데요. 똑같은 겁니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각 나라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해 신용도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각국에 매기는 점수가 바로 국가 신용등급입니다.

진행자)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 (S&P) 외에도 다른 신용평가 사들이 있죠?

기자) 네, 흔히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 외에 무디스, 피치가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힙니다. 이 중 무디스는 지난 달 7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고요, 이어 지난 6일에는 피치사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올렸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최근 세계 경제위기 와중에 많은 나라들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국제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모두 상향조정 받았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이처럼 좋아지는 배경이 뭔가요?

기자)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는데요. S & P는 한국 정부의 재정 상태가 건전하고 ‘북한 리스크’ 가 감소된 것을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리스크’가 무엇이고, 또 왜 북한 리스크가 줄어들었다는 겁니까?

기자)’북한 리스크’란 말 그대로 ‘북한의 위험성’이란 뜻인데요. 이는 아무리 한국경제가 좋아도 북한이 대남 도발을 하거나 북한에 큰 혼란이 일어나면 한국경제도 자연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것을 ‘북한 리스크’라고 불러왔는데요. 이번에S&P는 북한 리스크가 과거보다 감소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북한 리스크가 감소했다는 건가요?

기자) S&P 관계자는 ‘VOA’ 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내 권력 승계가 순조로운 점을 꼽았습니다. S&P의 존 체임버스 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S&P 존 체임버스 국장] “KIM JUNG-EUN CONSOLIDATE…"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당정군의 권력을 조기에 장악한데다 북한 붕괴나 대남 도발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가정이긴 합니다만, 북한에 정변이 발생하거나 북한이 한국에 대해 도발을 할 경우 한국의 신용등급은 내려 가나요?

기자) 네, 북한의 정변이나 도발이 어떤 수준, 어떤 규모이냐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이론적으로는 북한에 급변 사태나 대남 도발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은 항상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재정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S&P는 한국의 한국의 재정 상태가 상당히 양호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2012년 정부의 순부채가 국내총생산 (GDP) 대비 21%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또 효율적이고 예측가능한 정책결정 과정이 성장 촉진과 내수 안정에 기여하는 점과, 낮은 대외 부채, 그리고 경상수지 흑자를 이루고 있는 점도 S&P는 높이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렇게 한국의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이나 득이 있는 건가요?

기자)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무엇보다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쉬워집니다. 흔히 국가는 외화증권을 발행해 해외에서 경제 개발 등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는데요.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이자률이 낮아지게 됩니다.

진행자) 끝으로, 북한도 신용등급이 있나요?

기자)북한은 경제와 관련된 통계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신용등급 자체가 없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