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NLL 불인정, 서해 긴장 고조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에서 2마일 가량 남하해 조업을하는 북한 어선들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북한 어선에 대해 한국군이 경고사격을 가한 뒤 양측의 설전이 이어지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최고 정치기구인 국방위원회가 한국의 서해 북방한계선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미군이 임의대로 설정한 유령선이라는 겁니다.

이 같은 주장은 29일 국방위원회 대변인의 기자회견장에서 나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사 취재 기자의 관련 물음에 미국과 한국을 싸잡아 비판하며 강경한 반응을 나타낸 것입니다.

특히 북한 어선에 대한 경고 사격은 서해상에서 군사적 충돌과 첨예한 대결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는 전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책임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는 지난 21일 한국 서해 5도 해상에서 울린 총성을 겨냥한 발언입니다.

한국군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북한 어선에 경고사격을 가한 것으로, 지난 2010년 11월3일 이후 1년10개월여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이날 경고 사격과 동시에 한국 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F-15K 공군 전투기까지 출격시켰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2년전 연평도 포격 사건을 기억한 섬 주민들은 또 다시 북한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실제로 지난 연평도 포격은 북한 어선에 한국군이 경고 사격을 가한 뒤 20일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한국군은 그동안 북한 어선들의 영해 침범에 대해 경고 방송을 하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또 다시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 등 혼란스러운 정국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이를 틈타 벌어질 지 모를 북한 도발에 대비해 안보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북한도 앞서 남한의 이번 경고 사격을 정치적 의도로 폄하했습니다.

한반도에 안보 위기를 고조시켜 현재 여당에게 불리한 선거 정국을 역전시키기 위한 방편이라는 논리입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오히려 북한이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최근 한국의 여당인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직접 겨냥했습니다.

그의 최근 과거사 사과 발언을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겁니다.

결국 한국 통일부가 직접 나서서 북한이 한국 내부의 선거와 관련해 명시적 언급을 하는 것은 도를 넘는 행위라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습니다.

이 같은 정치 상황과는 별개로 한국 군당국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경고 사격은 물론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러가지 않는 북한 어선이 있다면 나포 작전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국군 정승조 합참의장도 최근 한 군관련 행사에서 북한 어선의 침범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예하 군 조직에 주문했습니다.

한국 당국은 최근 북한 어선들의 해상 침범은 이례적으로 밤에도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달 들어서만 7차례나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북한 어선들의 도발을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고 큰 경각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군이 민간 어선들의 해상 침범을 빌미로 군사적 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전투기와 구축함, 또 자주포 등의 합동 전력을 서해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천일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