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결의안 8년 연속 통과

올해 6월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자료사진)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에서 8년 연속 통과됐습니다. 특히 올해 결의안은 사상 최초로 표결 없이 통과돼 날로 커지고 있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반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총회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제3위원회가 27일 북한인권결의안을 8년 연속 통과시켰습니다.

제3위원회는 오늘(27일) 유럽연합과 일본이 공동 제출한 북한인권결의안 관련 회의를 열어 표결 없이 회원국들의 합의로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표결없이 통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유엔인권이사회도 지난 3월 북한인권결의안을 처음으로 표결 없이 회원국들의 합의로 채택했었습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구속력이 없지만 북한 내 인권유린의 심각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깊은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날 유럽연합을 대표해 발언한 사이프러스 대표는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사이프러스 대표] “We cannot ignore the suffering of the people of the DPRK…”

북한 정권은 결의안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주민들에 대한 모든 인권 탄압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날 무투표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 쿠바, 이란 등 일부 국가는 특정 국가에 대한 결의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김성 참사관은 이날 세 차례에 걸쳐 발언권을 행사하며 북한에는 인권 유린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성 참사관] “There is no human rights violations in my country…”

북한인권결의안은 서방세계의 반공화국 대결모략의 산물로서 전면 배격한다는 겁니다.

이날 통과된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의 지도부 교체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지속적으로 상당히 악화되고 있는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결의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개 분야에 걸쳐 북한에서 이뤄지는 고문과 공개처형 등 반인륜적인 인권유린, 표현과 이동, 집회, 결사, 종교의 자유 등 기본적 자유의 유린, 그리고 여성과 어린이,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권리 유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또 식량난 등 북한의 열악한 인도적 상황과 납북자 문제, 이산가족 상봉의 시급성, 사법의 독립권 보장, 그리고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유엔 인권기구들과의 협력을 북한에 거듭 촉구하고 있습니다.

올해 결의안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하지만 강제 수용소와 여성의 인권 유린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심각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는 상당수의 강제 수용소가 북한에 존재하고 있는 현실과 여성 폭력, 여성에 대한 경제적 불평등, 인신매매 등 기본적인 여성의 인권이 탄압받는 현실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올해 결의안은 북한이 지난 한 해 동안 유엔의 식량 안보 상황과 영양 실태 조사 등에 협력하고 취약 계층에 대한 세계식량기구(WFP)의 접근성이 제한적이나마 일부 개선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앞서 유엔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에 김정은 정권이 출범했지만 주민들의 인권이 개선된 징후는 없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유엔총회는 다음달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공식 채택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