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영호 "위성 발사=미사일 개발' 발언

실각 전인 지난 2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오른쪽)과 대화하는 리영호 전 북한군 총참모장.

북한이 공식 발표와 달리 로켓을 핵무기 탑재를 위한 장거리 미사일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자료가 공개됐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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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998년부터 지난 4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인공위성을 쏜다며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실용위성들을 개발하고 이용하기 위한 과학연구사업을 진행하여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 KBS 방송이 10일 북한 당국의 진정한 의도를 보여주는 육성 자료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지난 7월까지 북한 군부의 실세였다가 갑작스럽게 해임된 리영호 전 총참모장입니다.

[녹취: 리영호 전 참모장] "인공위성 쏘아 올린다는 게 뭐야. 로켓 무기나 같애. 그 로켓에다 핵무기를 설치하면 미국 본토까지 쏘지. 그러니까 우리는 뱃심이 든든하다."

리영호 전 참모장이 올 초 평양에서 북한이 로켓을 개발하는 목적에 대해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강연한 내용의 일부입니다.

리영호 전 참모장은 이 강연에서 인공위성 발사는 무기나 같다며 로켓에다 핵탄두를 탑재하면 미국 본토까지 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KBS는 약 30초 분량의 이 육성자료가 실제 리영호 전 참모장인지 확인하기 위해 성문감정을 의뢰했습니다. 성문감정이란 각 개인이 갖고 있는 목소리의 특징을 과학적으로 비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결과 이 목소리는 지난 3 월 평양시 군민대회에서 연설을 했던 리영호 전 참모장과 동일한 인물로 판명됐습니다.
숭실대학교의 배명진 교수입니다.

[녹취: 배명진 교수] "90% 이상이면 동일인이라고 보는데 두 서로 다른 말을 분석한 결과 95%의 유사성이 확인됐습니다. 완전 동일인입니다."

북한의 이 같은 의도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4월 VOA가 취재를 위해 직접 북한에 방문했을 당시 김철주사범대 철학부 강좌장 정기풍 교수는 한 강연에서 북한의 위성 개발이 군사적 목적에도 이용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녹취: 정기풍 교수] "어차피 우리가 자기의 생존을 위해서 그 우주정복 기술이 군사 분야에 쓰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상태가 강요된다면 쓰일 수도 있으리라는 걸 배제할 순 없을 겁니다.”

유사시 로켓에 위성 대신 군사용 탄두가 탑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입니다.

현재 미국과 한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또 다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자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도 10일 “북한의 위성은 사실상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와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위성 발사는 미사일과 동일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발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이성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