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쌀 수입 급증..."북한 쌀 값 인상 영향"

중국 윈난성 잉장의 농부. (자료사진)

중국이 쌀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바뀌는 추세입니다. 부족한 식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에 어떤 영향이 미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이 지난 해에 2백60만t의 쌀을 수입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월 스트리트 신문이 8일 미 농무부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이처럼 많은 양의 쌀을 수입한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수 십년 동안 쌀 생산량 증가에 따라 수입량 보다 수출량이 더 많았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수출량 보다 수입량이 많았던 해는 4번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57만t을 수입하면서 이 같은 추세가 역전된 데 이어 지난 해에는 수입량이 전년도 보다 4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쌀 수입이 급증하는 것은 국내 수요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전문가들은 중국 국내시장 가격과 국제시장 가격 차이 때문에 중국의 쌀 수입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어떤 분석이 맞든지 중국의 쌀 수입 급증세가 국제 쌀 값에 큰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쌀 값 상승이 다른 곡물 가격의 오름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의 북한 농업전문가인 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족한 식량을 중국에 의존하는 북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국내에서 충분히 소비할 수 있을 정도의 쌀이 없고 수입을 많이 할 정도라면 북한을 지원하거나 수출을 하는데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북한 장마당의 쌀 값이 올라갈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말했습니다.

[녹취: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북한이 시장화가 많이 진척된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에 쌀이 공급이 잘 안 된다면, 수입이 잘 안 된다면 시장에 바로 신호가 가죠. 그래서 쌀 값이 올라가게 되죠.”

중국 해관 통계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은 25만7천t(257,931t) 으로, 전년 (352,282t) 보다 27% 감소했습니다.

반면, 수입 곡물의 t 당 평균 가격은 4백51 달러로 전년도(4백37달러) 보다 약간 상승했습니다.

곡종별로는 밀가루가 56%로 절반을 넘었고, 강냉이 (19.2%), 쌀 (16.7%), 콩(7.4%) 순 이었습니다. 전년도와 비교해 강냉이와 쌀의 수입 비중이 줄어든 대신 밀가루와 콩의 비중은 늘었습니다.

지난 해 중국의 쌀 수입이 급증이 북한의 대 중국 곡물 수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김영훈 선임연구위원은 큰 상관관계는 없는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북한의 경제를 현 상황으로 유지하는데 중국 정부가 상당히 큰 기여를 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국내 수급 사정과는 관계 없이 최소한의 양 정도는 북한에 수출을 하거나 지원을 하는 정책을 하고 있어요”

김 연구위원은 따라서, 중국이 쌀을 많이 수입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북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