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슨 "북한, 미국·한국과 관계 개선 희망"

10일 북한 방문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평양 순안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미국의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북한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늘(10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북한이 새로 출범한 미국과 한국 정부와의 관계개선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이번 북한 방문이 매우 생산적이고 성공적이었다고 스스로 평가했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북한이 미국과 한국 새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강한 열망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가 만난 북한 관리들이 한국의 새 대통령 즉 박근혜 당선인이 최근 한 발언에 매우 고무됐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박 당선인은 이명박 정부보다 유연한 대북 정책을 밝혀왔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최근 천안함 사태에 따른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이어 6자 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리용호 부상 등 외무성 관리들을 만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을 잠정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과학적, 평화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설명했습니다.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 석방 문제와 관련해선 배 씨는 건강이 좋은 상태며 사법처리 절차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얘길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배 씨를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북한 당국이 배 씨 아들의 편지를 받아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We strongly urged the North Korean govt to increase their use of the Internet...”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이번 방북에서 북한 주민의 복지를 위해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을 늘려 달라고 북한에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방북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이번 방북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개인적인 방문이었다며 북한의 IT 기술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에는 감시를 받는 인터넷과 인트라넷만이 있으며 정부와 군대, 대학에선 사용이 가능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여전히 이용이 제한된다는 겁니다.

슈미트 회장은 북한이 인터넷 보급 확대를 시작하든지 아니면 계속 뒤떨어진 상태로 남아있을지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며 북한 당국이 인터넷 개방에 먼저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 일행은 지난 7일 북한에 도착해 외무성 관리들을 만나고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컴퓨터센터, 인민대학습당 등을 돌아봤습니다.

이들은 미국으로 돌아간 뒤 방북 결과를 국무부에 설명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