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탈북자들 "오바마 대통령에 바란다..."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3월 한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매주 화요일 화제성 주간기획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21일인 어제,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미국민들은 집권2기를 맞는 오바마 대통령이 나라살림을 잘 꾸려나가기를 바랬습니다.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서 살고 있는 탈북자들 역시 오바마대통령에게 작은 바람을 표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뉴스풍경에 담았습니다.

[녹취: 취임식 장면]

3억 미국민의 관심 속에 치러진 미국의 44대 대통령 취임식.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하나의 미국’이란 주제로, 국민의 대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몇몇 미국인들도 양분된 정치권을 대통령이 잘 다스려주길 바라며 국민 역시 함께 협력하자는 다짐을 하기도 하고, 또 여성복지, 총기문제, 교육에 대한 다양한 바람을 갖고 있었습니다.

[녹취: 미국 시민들 ] “ The Republicans not fight..”

미국에서 난민 지위를 받고 새로운 삶을 꾸려나가는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교육 받았던 백인 우월주의나 흑인 인종차별과는 정반대인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합니다.

[녹취: 50대 탈북여성] “오바마 대통령이 됐다 할때는. 참 흑인 대통령 이잖아요. 놀랐었죠. 자유가 이렇게도 될 수 있구나. 백인들 우선시하는 나라에서요 참 대단하다. 그래서 호기심을 가졌고. 젊은 사람이고. 새로운 계기가 있겠다 이랬는데.”

미국 거주 7년차인 조진혜씨는 지난 4년을 돌아보며 탈북자로서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립니다.

[녹취: 조진혜] “ 북한에 대한 신경을 더 많이 써줬으면 하고 생각을 했었구요, 그렇게 하셨던거 같아요. 무조건 북한 정부를 지지하기 보다 제재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 더 많이 신경을 써줬으면 해요.”

사실, 탈북자들은 대통령이 누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 나라 미국에서 누리고 있는 자유에 대해 남다른 소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녹취: 50대 탈북여성] “ 자유 때문에 너무 좋아요. 경찰도 무섭지 않고 죄를 짓지 않는 이상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나라라서 너무 좋습니다.”

그러나 자유를 누리는 순간순간마다 늘 억압받는 북녘땅에 두고온 형제자매들과 입국전 만났던 탈북자들이 떠오릅니다. 2011년에 입국해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안 로버트 최군은 오바마 대통령이 내 앞에 있다면 이런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최] “우리 형제들 계속, 조선에서 탈출하고 나오시니까, 이런 미국에 와서 잘 좀 정착할 수 있게, 그리고 태국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습니까.우리 사람들은 이게 살려고 나온 것이지 죽으려고 나온 것은 아니잖습니까.우리 형제들한테 많이 가졌으면 감사겠습니다, 라고 말씀좀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 거주7년차인 50대 탈북여성은 미국 정부가 보다 많은 탈북자를 난민으로 받아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녹취: 50대 탈북여성] “북한 인권법이 2004년에 통과됐는데도 200명도 안되요. 북한의 백성들이 어떻게 고통당하는데.. 다 알지만. 받아줄 문을 열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어요. 오바마에게 간절하게 요구하고 싶은건 다른 나라 난민을 받는 절반도 못받는가.. 미국의 자유가 많고 인권을 중시한다는 나란데, 왜 태국 수용소에 있는 탈북자들을 빨리 받아드리지 못하는가, 저희는 좋은데. 미국에 오겠다고 갈망하는 탈북자들을 위한 문을 크게 열었으면 좋겠어요.”

이 여성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2013 북한어린이복지법’을 크게 반기면서 북한 어린이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길 바랬습니다.

14살 탈북소년 마틴 김 군은 지난 해 발생한 미 동부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떠올리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런 부탁을 합니다.

[녹취: 김광진] “ 정말 슬펐어요. 애들이 죽고, 사람들이 미친것 같았어요. 나쁜것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하나님을 믿는 나라로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탈북자들은 여느 이민자와 다름없이 기회의 땅 미국에서 보다 안정된 삶을 살기를 희망하고 있는데요. 버지니아에서 살다가 미 서부 워싱터 주로 삶의 터전을 옮길 준비를 하고 있는 데이빗 신씨는 최근 겪었던 생활고와 관련 이런 하소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데이빗 신] “돈을 6천달러나 들여서 2개월 과정을 밟고 트럭 운전사 자격증을 땄는데, 언어가 안되서 그게 무용지물로 된다는게 참.. 정부에서 허가가 떨어졌으니까 언어가 안되도 시험볼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거잖아요.”

데이빗 신씨는 오바마 대통령이 영어가 서툰 이민자들을 위한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탈북여성 조진혜씨 역시 비슷한 바람을 전합니다.

[녹취: 조진혜] “미국 사람이 되어가면서 미국 경제가 좀 나아져서, 제가 메디케이드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메디케이드 정책이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

이렇게 기회의 땅 미국에서 제 2의 삶을 살아가는 탈북자들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소망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제 1의 고향 북한과 제2의 고향으로 선택한 미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탈북자로서 자신들의 목소리에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