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EI 신임 소장 "북한, 미-한 동맹 분열 못 시켜"

VOA와 인터뷰 중인 도널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 신임 소장(오른쪽).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인 한반도 관련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 (Korea Economic Institute)의 신임 소장으로 도널드 만줄로 전 미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이 취임했습니다. 10선 하원의원 출신인 만줄로 소장은 6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강력한 미-한 동맹을 갈라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인터뷰 했습니다.

기자) 먼저 KEI 소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오랫 의정 생활을 마치고 달라진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계십니까?

만줄로 소장)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이 50시간 정도인데, 미 하원에서 일할 때와 비교하면 정말 반 은퇴한 수준입니다.(웃음) 그 만큼 의회라는 곳이 너무 바쁜 곳이기 때문이죠. 제가 의정생활을 할 때 초기부터 함께 저를 위해 일했던 스탭이 KEI에 함께 옮겨와 정말 기쁩니다.

기자) 저희 청취자들에게 KEI가 어떤 곳인지 간략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만줄로 소장) 한국의 싱크탱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간에 외교적, 전략적으로 중요한 현안들을 진전, 심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론주도층 ’ 회의, ‘미한대사와의 대화 (The Ambassadors’ Dialogue)’, ‘KEI 스칼라쉽’ 등 주요 프로그램들이 잘 진행돼 오고 있는데요, 저는 이 프로그램들을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기자) 그밖에 새로 야심차게 추진하는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만줄로 소장) 한국인의 독특한 특성에 대해 미국에 알리고 싶습니다. 한국은 전쟁 후 폐허와 엄청난 빈곤에서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을 이뤄냈는데요, 한국처럼 그렇게 짧은 시간에 빈곤에서 번영을 이룬 나라는 역사적으로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한국의 역사를 잘 모르지요.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저는 올해 양국 간 현안인 원자력협력협정, 이른바 '123협정’을 개정하고 한국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 지원에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협정을 개정하고, 우수한 한국 전문인들이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예고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소장님께서는 이번 핵실험을 어떻게 보십니까?

만줄로 소장)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하면 플루토늄이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 실험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플루토늄은 실험 준비 과정에서 엄청난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위성 등으로 감지하기가 아주 수월합니다. 하지만 우라늄의 경우는 열이 방출되지 않기 때문에 감시가 아주 어렵습니다. 북한은 이번에 핵물질을 더 많이 확보할 목적으로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는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만줄로 소장) 그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북한은 다른 나라들과는 사고방식이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이 어려운 것이죠. 남한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수학적이며, 개방된 사회이기 때문에 방법론이 아주 투명한데 북한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기자) 지금의 상황을 놓고 일부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설득하기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만줄로 소장) 그렇지 않습니다. 어떠한 가능한 선택 사안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북한의 최대 우방 원조국인 중국이 계속해서 북한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인 것이죠. 또 다른 전략이라면 계속해서 제재를 강화하고 미-한 동맹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단순히 한국을 보호하는 것 뿐만 아니라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가 도발로 전세계 민주주의를 위협하지 않도록 어떤 상황에서도 한국을 저버리지 않고 지원할 것이라는 약속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기자) 북한의 3차 핵실험이 곧 출범할 한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만줄로 소장)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정책은 미국과 백퍼센트 동일할 것으로 봅니다.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분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통일된 메시지가 전달될 것입니다. 박 당선인의 새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지 지금 알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국제법과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을 다루는 데 역대 대통령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저는 박 당선인이 북한 문제를 미국과 함께 풀어나가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아시아, 특히 한국과 어떤 인연이 있으신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만줄로 소장) 워싱턴에 소재한 아메리칸대학을 다니면서 몇 차례 외교 강좌를 들었는데요, 저는 아시아에 대해서 항상 매료됐었습니다. 미래에는 아시아로 힘이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만일 그 때 아시아 주식을 사뒀었더라면 좋았을 뻔했죠. 당시 룸메이트가 한국 학생이었는데, 제가 영어도 가르쳐주었고 그를 통해서 한국에 대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연방 하원의원이 됐고, 112기 의회에서는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으로 한-미 동맹 청문회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KEI 소장이라는 드문 기회가 제게 온 것이죠. 대학에서 공부한 것을 실행에 옮기고, 매료됐었던 분야의 일을 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