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미 국민, 북한 핵개발 최대 위협 꼽아’

구글 어스가 지난해 11월 촬영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미국 국민들이 북한의 핵 개발을 최대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외교정책 순위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민 대다수는 북한의 핵 개발을 미국의 국가이익에 대한 중대한 (critical)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간 미국에 잠재적 위협이 될 만한 항목 9개 가운데 북한 핵 개발을 중대한 위협으로 꼽은 응답자가 83%에 달했습니다.

이는 이란의 핵 개발이 중대한 위협이라는 응답률과 같은 수치이고, 국제 테러리즘 보다는 2%포인트 더 높은 것입니다.

북한 핵 개발이 중대한 위협은 아니지만 중요한 (important) 위협이라는 응답자도 14%에 달했고, 위협이 아니라는 응답은 3%에 불과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북한의 핵실험 직전인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성인 1천1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조사 결과는 북한의 핵실험 이전에도 미국인들이 북한의 핵 개발을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갤럽은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되는 북한의 핵 야욕과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도전을 그 이유로 꼽았습니다.

갤럽은 만일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에 조사가 실시됐다면 북한의 핵 개발이 중대한 위협이라는 미국인들이 더 늘어났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갤럽은 이어 이란의 핵 개발과 국제 테러리즘과 함께 북한의 핵 개발이 미국인들의 가장 큰 우려사안이란 사실은, 이들 문제가 오바마 행정부와 새 외교정책팀이 앞으로 초점을 맞춰야 할 분야란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갤럽은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을 막으려는 노력은 대부분 실패했다며, 북한이나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 미국인들은 두 나라를 계속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이슬람 근본주의와 중국의 경제력, 군사력을 중대한 위협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 러시아의 군사력, 그리고 인도와 파키스탄 간 갈등이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절반 이하에 그쳤습니다.

갤럽은 지난 2004년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력을 위협으로 간주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인도와 파키스탄 간 갈등을 위협으로 꼽는 미국인들은 줄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