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북한 핵실험, GPS 기술로도 탐지"

리처드 랭리 교수

북한이 최근 실시한 3차 핵실험은 위성위치정보시스템,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 기술로도 탐지됐다고 이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GPS, 즉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은 인공위성이 보내는 신호를 받아 수신자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기술로, 군사용 뿐아니라 차량 네비게이터 등 일상생활에도 널리 쓰입니다.

그런데 이 GPS 기술로도 북한의 지하 핵실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GPS 분야의 권위자인 캐나다 뉴브런스윅대학의 리처드 랭리 측지.측량정보 공학 (Geodesy and Geomatics Engineering) 교수는 20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지구 전리층 (Ionosphere)의 전자분포 변화가 감지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랭리 교수]”When the nuclear device exploded…”

지하에서 핵 폭발로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층이 흔들리고, 이같은 흔들림이 핵실험장 부근 대기를 요동시켜, 대기 중 극저음파 (infrasonic wave)를 발생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전파는 지면 위 수백 킬로미터의 전리층까지 도달하면서, 전리층을 구성하고 있는 전자분포에 미세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랭리 교수는 이 같은 전리층의 변화가 GPS 수신기로 감지되면서 북한의 핵실험 사실이 규명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랭리 교수] “GPS satellite transmits radio signals, those…”

GPS 인공위성은 지상 수신소에 계속 라디오 신호를 보내는데, 이 신호가 전리층을 통과하면서 변화가 생기게 되고, 과학자들은 한국과 일본 등에 위치한 GPS지상 수신소에 수신된 이 신호를 분석해 핵 폭발로 인한 전리층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GPS 기술을 이용한 핵실험 탐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북한의 지난 1, 2차 핵실험도 동일한 기술을 통해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랭리 교수는 GPS 기술을 통한 핵실험 확인은 아직 시험 단계에 있는 새로운 연구 분야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랭리 교수] “Infrasound stations that is another technique to detect…”

일반적으로 핵실험 여부는 공중음파, 인공지진파, 수중음향 관측과 함께 방사능 핵종을 탐지해 파악하는데, GPS기술은 이런 기존의 방법에 더한 독립적 확인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랭리 교수는 또 지면 동요(surface displacement)를 핵 폭발력 규모와 연계할 경우 GPS 기술로 핵실험의 폭발력을 평가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그 단계까지는 실질적인 연구가 진행돼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유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