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출신 로드먼, 묘기농구단과 방북

북한 조선중앙TV는 26일 오후 전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인 '악동' 데니스 로드먼과 일행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민간 농구시범단이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최근 핵실험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미-북간 긴장이 높아진 때 이뤄진 방문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프로농구 NBA 에서 활약했던 데니스 로드먼이 포함된 미국 농구시범단이 26일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로드먼과 일행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도하면서, 손광호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계 부문 일군들이 이들을 맞았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국제문화 전문매체인 ‘바이스’의 주도로 이뤄진 이번 방북에는 로드먼 외에 유명한 묘기 농구단인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 소속 선수들, 그리고 ‘바이스’의 취재진 등이 포함됐습니다.

로드먼은 순안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 모두가 북한 방문에 흥분하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과의 교류가 매우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한 방문이 처음이며, 모든 일이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로드먼은 특히 북한 어린이들에게 좋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드먼은 NBA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시카고 불스 등에서 뛰면서 다섯 차례나 우승했고, 은퇴 후에는 농구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유명한 선수입니다.

로드먼은 또 음주운전, 성추행, 공무집행 방해 등 각종 기이한 행동 때문에 NBA 사상 최대의 ‘악동’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할렘농구단의 일원인 불 불라드 선수는 전세계를 돌며 경기를 펼치는 할렘 농구단으로서 북한이 122번째 방문국이라며, 한 달 전에 북한 측의 초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미국의 유명 인사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특히, 이번 방북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미국과 북한 사이에 긴장감이 높은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이스의 설립자인 셰인 스미스 씨는 평양으로 들어가기 전에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적 소통을 위한 통로를 열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스’ 측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과의 문화 교류를 위해 ‘농구외교팀’을 보냈다며, 이들이 1주일 동안 머물면서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농구교실을 개최하고, 북한 선수들과 경기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최고 선수들과 경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1990년대 후반 스위스 유학 시절 마이클 조던을 비롯한 NBA 선수들을 좋아하고 농구 경기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요리사로 유명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는 2010년 말 김 제1위원장의 성장 과정 등을 담은 책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농구 경기에서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바이스 측은 이번 방북단의 활동에 북한 명승지와 평양 스케이트장, 국립 만화영화제작소 방문 등도 포함되며, 모든 활동이 미국의 유료 케이블 방송인 HBO의 TV 프로그램으로 제작돼 4월 5일 방송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