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망

지난 2005년 군복 차림으로 사열식에 참석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암으로 투병하다가 5일 사망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 사망했다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5일 관영 텔레비전에 출연해서 사망 소식을 알렸습니다. 마두로 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힘과 용기를 보여야 한다며, 차베스의 염원대로 하나로 단결하자고 말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어려운 시기에 처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지지하며 베네수엘라 정부와의 건설적인 관계 발전을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증진과 인권 향상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58살인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2년여간 암으로 투병했으며, 지난해 12월 쿠바에서 4번째 암수술을 받은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사망설까지 나돌았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도 지난 주말 처음으로 차베스 대통령이 쿠바에서 귀국한 후 항암치료를 받았다고 공개했으며, 4일에는 호흡 기능이 악화돼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어릴적 야구 선수를 꿈꿨던 차베스 대통령은 직업 군인 출신으로, 1992년 쿠데타에 실패해 2년간 투옥되기도 했습니다. 석방 후 좌파연합을 결성한 차베스는 1998년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14년간 베네수엘라를 통치했습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집권 기간 동안 석유와 철강 등 주요 기업들을 국유화했으며,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수익을 빈곤층을 위한 사회복지 사업에 투자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대중에 영합하는 정책이 베네수엘라의 장기적인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도 받았고, 야권과 언론을 탄압하면서 '독재자'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습니다.

차베스 대통은 스스로를 '혁명가'로 칭하면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의장을 존경한다고 밝혔었습니다. 하지만 야권은 차베스가 쿠바 식 1당 독재를 추구한다고 비난해왔습니다.

외교적으로는 미국을 적대시하고, 쿠바와 이란, 시리아를 지지했었습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10월 대선에서 4선에 성공했지만, 건강 악화로 올해 1월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취임식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한편 엘리아스 하우아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7일간의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습니다. 차베스 대통령의 시신은 오는 8일 장례식 전까지 사관학교에 안치될 예정입니다.

베네수엘라는 대통령 유고 시 헌법에 따라 30일 내에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VOA 뉴스 김근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