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국 새 정부 비난 공세 확대

지난달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3차 핵실험 성공을 축하하는 '평양군민연환대회'.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을 간접 비난한 데 이어 한국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해서도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한 연합훈련 등을 구실삼아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인민무력부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놓은 것은 지난 13일.

박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북한의 공식 국가기구가 한국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을 겨냥해 비난한 것은 처음입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텔레비전'입니다.

[녹취: 조선중앙텔레비전] “괴뢰군부 호전광들의 광기 어린 추태는 청와대 안방을 다시 차지하고 일으키는 독기 어린 치마바람과 무관치 않다.”

이후 북한은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와 정홍원 국무 총리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과 관영매체들은 정 국무총리와 김 내정자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문제 삼아 ‘첫 번째 벌초 대상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위협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비난 공세는 이전 정부 출범 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8년 초에는 관망세를 유지하다 그 해 4월부터 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을 시작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에는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과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키 리졸브 미-한 군사연습 등을 구실 삼아 대남 공세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입니다.

[녹취: 김민석 대변인]“북한이 도발에 대한 수사적 위협을 통해 우리 한국에 대해서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키 리졸브와 그리고 독수리 훈련, 유엔의 대북 제재를 빌미로 해서 대남, 대미 위협을 통해서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대화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 안팎에선 미-한 합동훈련이 모두 끝나고 북한의 정치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4월 중순 이후에 가서야 남북 간에 대화를 위한 탐색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